어느 날 갑자기 강동원이 아이돌 춤을 추는 뮤비를 내놓은 <와일드씽>의 홍보 방식은 최근 몇 년간 한국영화들 중에서 가장 탁월하다.
핵심은 친근함과 재미다. 스타라고 점잔 빼는 건 별로. 과감하고 친숙하게 다가가서 "같이 놀아야" 한다. 강동원이 머리를 털고, 내향인 엄태구가 랩을 하고, 새침해 보이는 박지현이 아이돌 표정을 귀신같이 짓는 <와일드씽> 뮤비는 완벽한 사례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라며 혀를 차는 관객의 리액션이 합쳐져 <와일드씽>은 밈으로 소비되기 이르렀다.
트라이앵글(영화 속 아이돌 그룹)의 'Love is' MV는 300만, 최성곤(영화 속 발라드 가수)의 '니가 좋아' 영상이 130만 조회수를 찍었다. 개봉하기도 전에 서브콘텐츠가 이 정도 화제를 끈 사례가 여태 있었나.
솔직히 3사 중에 롯데가 홍보 제일 못한다고 생각했는데ㅋㅋㅋ 이게 롯데 작품이라니 적잖이 놀랐다. 예전에는 홍보방식도 좀 올드하고, 시슬롯에서 경호 업체 보안이 과해서 불쾌한 경험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개봉 초 원작 팬들과의 기싸움으로 홍보 대참사가 났던 <전지적 독자 시점>도 롯데.. 물론 이건 배급사 잘못이라 하기 애매하지만.
이런 수모를 딛고 <와일드씽>으로 역대급 홍보에 성공!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도 따라왔다. 화제성이 너무 일찍 터졌다는 것. 'Love is' MV 반응 터진 게 무려 개봉으로부터 한 달 전. 화제성만 소모되고 열기가 꺼져버리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5월 극장가가 비교적 한산했기 때문에 5월 중순~말쯤 개봉했으면 딱 좋았을 텐데. 아마 여러 사정으로 개봉을 당기는 건 또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군체>가 흥행하고, <호프>가 칸에 가는 등 다른 이슈가 떠올랐다. <와일드씽> 측은 초반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이례적으로 홍보 일정을 앞당기는 인상이었다. 보통 배우들이 개봉에 맞춰 '유퀴즈'나 '핑계고' 등 채널에 나간다면 강동원, 박지현은 이보다 빨리 출연했으니. 그리고 영겁의 기다림 끝에 오늘 드디어 개봉.
한마디로 <와일드씽>은 이례적인 홍보 대박과, 이례적인 개봉 텀을 함께 선보였다. 그래서 이 영화의 스코어가 어찌 될지 무척 궁금하다. 예상되는 바가 있으나 일단 말을 아끼는 걸로. 결과가 어찌 됐든 이 정도 화제몰이를 보여준 것 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