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0대의 우울증과 자살율이 폭등하는가
갑자기 애들이 하나 둘 저를 언팔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학교는 12년 동안 아이들을 같은 시공간에 구속한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3년, 6년씩 매일같이 또래 아이들과 부대끼며 산다. 여기서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하는 것이 공동체 역량이며 그것을 기르는 것이 슬롯화의 과정이다. 학교가 없으면 슬롯공동체는 급격히 파괴될 것이란 신념을 지구촌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만큼 어린 아동들을 하나의 슬롯구성원으로 교육하는 학교의 힘은 매우 중요하다. 국가의 입장에서나 한 인간의 발달 측면에서나.
그러나 판데믹과 AI는 각각의 방식으로 이 환경을 청소년에게 익숙한 이 생활을 바꾸어놓았다. 먼저 판데믹은 아이들을 고립시켰다. 학교에서 벗어나 하루 종일 집에 머무는 경험을 선사하고 교실에서 함께 부대끼며 사는 것을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 일로 만들었다. 그리고 AI를 비롯한 각종 IT혁명은 이 고립 속에서 아이들에게 실컷 즐길거리를 던져주었다. 그로 인해 오늘날의 아이들은 교실에서 저마다의 삶을 산다. 그리고 아이들은 삶의 절반을 뚝 떼어 인스타그램 등의 인터넷 속 '대안세계'에 넘겨주었다.
고립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인터넷 속에서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것은 아주 일상적으로, 긴밀하게, 또 깊숙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어떤 아이들은 인스타그램은 하지 않는 대신에 하루 종일 유튜브를 본다.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나 '버튜버'를 보며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고, 친구에게 링크를 보내 재미있는 장면을 소개하는 것이 어떤 아이들에겐 아주 내밀한 세상과의 소통이다. 어떤 아이들은 교실에서 친구와 하루 종일 쇼츠를 보다가 자기 SNS에 올릴 댄스 챌린지를 찍는다. 비록 많은 조회수가 나오진 않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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