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배터리가 더 쎌까?
"나도 갈래!"
"...!..."
약간의 허세였는데. 그만 어마어마한 함정에 빠지고야 말았다. 나는, 지금 더 산바카라을 할 컨디션이 아닌데. 안정을 취하고, 몸을 쉬어야할 타이밍인데.
그것은 주말의 나들이로 한탄강 Y자 출렁다리에서 열리고 있는 가든페스타 방문의 마무리 시간의 일이었다. 3시부터 7시까지 더운 날씨에 나름 알차게 나들이를 하고 푸드코트에서 만족스럽게 저녁식사까지 마친 다음이었다. 7시가 되고 해가 산 넘어로 기울었으니, 이제 집을 가야할 시간. 다만, 저 Y자 출렁다리가 문제다. 모처럼 한탄강 주상절리까지 왔는데 날씨가 너무 덥고 아이를 데리고는 저길 한바퀴 다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아, 미루어둔 참이다.
그러나 이제 집에 가기로 결심을 하자 아쉬움이 남았다. 저기 한바퀴 돌고 가면 후련할 것 같은데...아이는 오늘 충분히 놀고 방전도 된 참이다. 하루 종일 아이를 보느라 나도 지쳤으니, 호젓하게 한바퀴 돌고 와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이에게 말을 던졌는데...
"동백아. 아빠 저~~기 갔다 올게. 엄마랑 있어."
"응 알았어."
처음엔, 영상에 집중하느라 아빠 말을 귓등으로 듣던 아이는 그러나,
"아빠, 방금 어디 간다고 그랬어?"
"응? 저~~기. 저기 다리."
"저기 멀리 있는 다리 말이야?"
"응. 넌 다리 아프다며. 엄마랑 있어 아빠 혼자 금방 갔다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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