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전문성과 집중력은 필요
"나 지구 세개 더 알아!"
"응? 그게 뭐야?"
"화성, 목성, 쵸성."
"쵸성이 아니라 토.성."
"응. 화서엉. 목서엉. 토서엉."
주말에 아이와 둘이서 놀아주고 있는데, 뜬금없는 말을 꺼내더니, 유치원에서 새로 배운 지식을 읊기 시작했다. 참 여러가지를 배워온다 싶다. 아빠는 수학여행 가서 밤하늘의 은하수를 찾는다고 뻘짓을 하고 있는데 딸은 태양계에 대해 배우다니. 지금이 그런 시기다. 유튜브와 바카라, 유치원에서 예상 밖의 지식을 가지고 온다. 그 지식들은 파편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리 의미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 역시 처음엔, 발음을 고쳐주는 수준으로 대화를 마쳤다.
"엄마! 나 지구 세개 더 알아!"
그런데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길, 차에서 딸아이가 다시 자기가 배운 지식을 엄마에게 자랑하겠다고 말을 꺼냈다. 이번엔 발음이 좀 나아졌으려나, 하고 들어주다가 아이가 똑같이 세가지 행성의 이름을 말하고 나서, 나는 아이가 재미나게 공부를 확장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동백아, 아빠 말 잘 들어봐."
"응? 뭔데 뭔데?"
"화요일. 화성."
"화요일. 화성."
"수요일. 수성."
"수요일. 수성."
(중략)
"토요일. 토성."
"쵸요일. 쵸성."
"아니, 토요일. 토성."
"토성."
"그럼 한번 말해볼래?"
"응. 화요이일. 화서엉. 수요이일. 수서엉. (중략) 토요일...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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