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택의 틈은 얼마나 넓은가?

자극과 반응 사이

by아마토르

뜨거운 주전자에 손이 닿으면 우리는 생각하기도 전에 손을 뗀다. 뇌를 거치지 않는 반사 신경의 영역이다. 몸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메커니즘이다. 우리의 마음도 이처럼 기계적인 반사 작용으로만 움직이고 있다면 어떨까?


누군가 뾰족한 말을 던지면 즉시 날카로운 말로 맞받아치고, 예상치 못한 정체 구간에서는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리며, 메신저의 알림 창을 보면 가슴이 쿵쾅거려 서둘러 답장을 보내는 삶이 그렇다.


자극이 들어오는 즉시 튕겨 나가듯 반응하는 일상은 언뜻 기민하고 성실해 보이지만, 이는 자극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신호는 아닐까. 그렇게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환경과 타인의 행동이 내 감정을 흔드는 날이 이어진다.




온라인 게임 생활을 하는 동안 내 삶은 그야말로 즉각 반응의 연속이었다. 회사에서 내 자리는 온갖 자극들이 쉴 새 없이 날아와 꽂히는 과녁과 같았다. 모니터 오른쪽 아래에는 알림이 끊임없이 깜빡였고, 내선 전화는 수시로 울려댔으며, 타 부서 사람들은 저마다 급하다는 얼굴로 서류를 들고 내 바카라상 앞으로 찾아왔다. 내가 모르는 나의 KPI는 입력에 대한 출력이 얼마나 빠른지가 척도가 된 듯했다.


나의 바쁨은 뒤로 밀쳐두고 그들의 바쁨만 생각했다. 메일이 오면 즉각 답장을 보냈고, 상사가 부르면 벌떡 일어났으며, 마감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부서원들을 다그쳤다. 나는 그것이 바카라임감이고 프로의 업무 방식이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렇게 빈틈없이 채워진 하루를 보내고 나면, 밤늦은 퇴근길의 나는 벌써 내일을 그리며 지쳐 있었다.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고, 마음은 날이 서 있었다.


아내의 무심한 한마디에도 나도 모르게 날카롭게 반응했다. 낮 동안 회사에서 쏟아지는 자극들에 즉각 반응하느라 감정의 완충 지대가 모두 닳아 없어진 탓이었다.


자극이 오면 0.1초 만에 분노, 초조함이라는 반응을 반사적으로 내뿜었다. 내 삶의 주도권은 내가 아니라 이메일과 온라인 게임 상사, 그리고 엉망인 교통 체증이 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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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가치를 탐구하는 라이프 코치. 마음챙김, 자기이해, 가치 중심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 코칭하며,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시 연결되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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