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막스 <투자에 대한 생각>
지난주에 하워드막스의 바카라 <투자에 대한 생각>을 완독 했습니다. 좋은 바카라이더군요. 바카라을 읽으면서 저의 투자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카라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시점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봅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습니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주식시장도 덩달아 오르고, 불황일 때는 주식시장도 차갑게 식어버립니다. 작가는 이런 흐름을 시계 추에 비유합니다. 시계 추가 오른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천천히 떨어지다가 이내 가속도가 붙어 오른쪽 끝까지 훅 하고 올라갑니다. 그리고, 정점을 찍고 다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경기 사이클도 이렇게 눈으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잘 보이지 않기에 여러 지표들을 통해 분석해야 하고, 노력을 해도 예측만이 가능합니다. 어쨌든,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보려는 노력은 중요합니다. 저는 레이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읽은 후부터 지금 살고 있는 시대를 파악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기 때문에,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의 경험 안에만 갇혀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역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일들도 알지 못하겠죠. 그럼, 우리는 지금은 어디쯤 와있을까요? 오늘 같은 조정장에는 특히 더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저는 오늘 조정을 시작으로 강세장은 서서히 마무리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스페이스X 의 무리해 보이는 상장입니다. 로켓 재사용 기술은 훌륭하고,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이상적인 스토리를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업 평가의 본질인 수익성 측면에서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이미 이야기되었습니다. 게다가 상장 후 바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돈이 궁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투자금을 모아서 투자를 해도 과연 수익이 그만큼 날 것인지 의문이라는 점입니다. 앤스로픽, 오픈AI 도 상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가 곧 다가올 조정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살짝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 좋을 때 상장을 해야 막대한 자금을 얻든, 주식을 팔아 수익화를 하든,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나친 의심은 경계해야 하지만, 어쨌든 AI로 얻는 수익보다 투자가 훨씬 큰 현시점에서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작년과 올해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습니다. 작년(2025년)에는 섹터가 돌아가면서 골고루 성장하는 흐름이었습니다. 금융, 조선, 방산 등 차례로 호재가 터지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반도체 일변도의 흐름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것도 압도적인 차이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필요한 전력기기와 전자기판을 만드는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물론, 성과가 좋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안 그래도 시가총액이 큰 두 개 기업의 변동성이 커지니 시장 전체가 크게 요동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처럼 반도체가 조정을 보이면 지수 자체가 힘을 잃어버립니다. 즉, 반도체 전망이 조금만 비관적으로 바뀌어도 전체 지수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반도체는 계속 상승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분명히 실적대비 PBR, PER은 괜찮은데 그동안 너무 올라서 외국에서는 오히려 리밸런싱을 하며 덜어내는 상황입니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개인들이 다 받아야 하는데 개인도 이미 시장에 많이 들어온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매력적이긴 한데 사기는 애매한, 그런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수출이 조금 꺾이면 자연스럽게 조정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빅테크 회사들의 투자가 꺾이지 않는다면 계속 상승할 거라는 전망도 합리적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수급의 문제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방어적인 투자
시장이 좋을 때는 평균 수익률을 얻고,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평균 이상 수익률을 얻는 투자. 막스의 회사가 추구하는 투자 방향이라고 합니다. 시장이 좋지 않을 때에 집중하는 투자법이라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탁월한 전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투자법으로 몇 번의 사이클을 지나면 분명히 큰 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하락장에서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살아남아야 합니다.
작년 저의 수익률은 30%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KODEX 200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65% 입니다. 물론, 투자 경험도 적고 매수와 매도를 많이 해서 그런 것이지만, 요란 법석 떨며 30% 벌었다고 좋아했는데 그냥 인덱스 추종 ETF만 들고 있었어도 몇 배를 더 벌 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 말은,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향후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오전, 본격적인 폭락 전에 포트폴리오 투자금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이후 다시 반등할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확보한 현금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포트폴리오 구성도 저의 판단은 최대한 배재하기 위해 글로벌 주식 파트를 액티브 ETF로 채웠습니다. 그리고, 인덱스펀드, 배당주, 성장주 적립식 투자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인덱스펀드, 배당주는 종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저의 판단은 오직 성장주에만 반영합니다. 조금은 지루한 투자처럼 보이지만, 지금 시기에는 이런 투자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26.06.23. 9.99% 폭락 ‘검은 화요일’을 보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