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대나무 숲에서

#883

by조현두

우리는 강변 대나무 숲을 걸었다

화전민처럼

유목민처럼

계절에 밀려나는 철새처럼

사랑하며 걸었다

더 사랑하기 위해서

푸른 대나무 숲을 겨울이 덮을 때까지 걸었다


오래 걸었다 싶었을 때

우리는 그만 걸었다

결국 찰나의 순간만 긴 그림자로 남았다

아주 깊은 발자국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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