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
지난 겨울은 유난히 길었건만
우연처럼 찾아온 봄은
어쩐지 유달리 짧은 것 같습니다
그대가 떠나고
아니 떠나보내고
계절은 시간을 잃은 것처럼 멈춰 있습니다
난 여기남아
내가 걸어온 자리에
떨어진 꽃잎을 봅니다
내가 사랑으로 건냈던 꽃들
모두 바닥에 뭉개어져
상한 음식마냥 썩어갑니다
좋았던 향기는 온데 간데도 없이
당신이 사랑한 건 내가 아니었나봅니다
당신이 사랑한건 내가 건낸 꽃도 아니었나봅니다
그저 당신을 귀하게 여겨줄 세계
당신은 내가 만든 세계를 사랑하였는데
나는 바보처럼 당신이 날 사랑한다고 생각해버렸네요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난 당신을 사랑하니
아니 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