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
홀로 계절의 매서움을 견디던 가냘픈 잎새들이 어느덧 서로의 어깨를 겯고 깊은 그늘을 드리울 때
나무는 언젠가 숲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의 외침은 그대란 숲에 잠기어 들리지 않겠지만
나는 이 울창한 생명력의 심장부에서 오직 나만이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나무 한 그루를 찾습니다
아주 반갑고 사랑스러운 향기를 따라 갑니다
하얗고 하얀 그 향기
이 깊은 숲속에 내가 걸을 수 있는 길도 하나쯤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면 당신이 이미 나를 위해
아주 사소한 오솔길 하나를 낙엽 아래 숨겨두었는지 나는 궁금합니다
혹시 길 잃은 나를
당신이 일군 그 깊은 숲의 품으로 기꺼이 불러주지 않을까
나는 깊은 숲속의 나무처럼 머무릅니다
그렇게 어느 새 숲이 되어버린
나무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