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계절을 드립니다

#805

by조현두

여전히 얼어붙은 땅 위 자리 잡은 초록

그의 아래엔

지난 계절 떨어뜨린 꽃자리에서

비참한 침묵으로 흐른 눈물만 맥동합니다


말 없이 빌려간 계절
공허한 빛이 내린 자리엔 온기가 없어

허기진 달콤함도 무미한 평온 마냥

증발해버렸습니다


비록 오래 쓴 계절이지만

이 계절의 품으로 그대를 부르고

나는 그대의 가장 바닥이 되렵니다

그대는 나의 봄을 가져가 입고 다시

지상으로 걸어나가세요


꽃이 진 자리와

사랑이 시든자리에

붉은 열매는 없을지라도

붉은 상처가 흐른자리에

당신의 향기로운 꽃만큼은

선명히 틔울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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