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윤슬

#800

by조현두

먼곳에 있는 당신에게 닿을까

바람과 파도에 실어 낡은 편지를 보내었지요

당신이 옛날에 머물던 자리로

오랜 글들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만

한줄 진심도 닿진 못한듯 합니다


그리 어리석은 시절을 여러해 보내다

여름의 고단한 저녁노을 틈

하늘로 솟아오른 구름에서도

당신 찾는 나를

마주하였습니다


이래선 안되겠어서

더는 이럴 수 없어

옛 고향 어귀에 당신을 만나러가다

이내

나의 존재가 당신에게 고통이고

당신이 날 피하고 있는 것일까

그만

두려워졌습니다


날 미워할 당신을 볼 수가 없어

차라리 당신이 날 잊었다고 생각하고 맙니다

텁텁한 도시의 바람 사이를 비집은 밤하늘

그리고 별

나는 그 오랜 시간의 틈에서 갇혀삽니다

그리고 이제는

당신이 없는 삶을 삽니다

반짝이던 윤슬의 틈바구니에 숨어

우연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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