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9
그는 상처를 치유해야 할 대상이 아닌 서로를 결속시키는 유일한 언어이자 의미
그는 가면을 고치는 수선이 아니라 가면을 완전히 부수어 버리는 유일한 해방
그 전능감이 나의 무력감을 안온하게 품는다
서로의 결핍은 오랜 시간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상처자리가 되었다
그에게 나여야만 하는 이유는 없고
나에게 그여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그저 우리여야 하는 이유만 있었기에
의미로서의 사랑은 그 대상이 자신의 존재론적 공백을 채우는 방식에 집중하니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 사랑하는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사랑하고야 말았다
우리는 무엇을 사랑했는가를 알면
오랫동안 사랑하는 이유도 알게될까
사람은 어떤 이유로 사랑을 시작할지 모르나
결국 자신의 결핍에 부여된 의미를 위해 사랑을 지속한다면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가 됨으로써 영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