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100% 믿지는 말자

by공학자C

2026년 5월 2일 토요일, 맑음


저녁식사를 하고, 내일부터 며칠간 방에서 먹을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라이프(Life) 마트에 갔다. 마트에서 쌓은 Ponta(폰타) 포인트가 81점 있었다. 1점에 1엔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에 언젠가 써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오늘 연습 삼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포인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점원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제미나이(AI)와 그록(AI)에게 물어보았다.


두 AI 모두 “ポンタポイントでお願いします(폰타포인토데 오네가이시마스)”라고 말하면 된다고 했다. 나는 혹시나 직원이 이 말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까 봐 더 구체적인 표현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들은 보통 “ポンタポイントで(폰타포인토데)” 혹은 “ポイントで(포인토데)” 정도만 말해도 처리가 된다고 거듭 답했다.


일본어 조사 ‘で(데)’가 수단을 나타내는 표현이니 충분하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물건을 모두 고른 뒤, 계산대에서 포인트 카드 앱을 보여주며 점원에게 “ポンタポイントでお願いします (폰타포인토데 오네가이시마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제를 마치고 집에 와서 영수증을 번역해 보니, 아무리 봐도 포인트가 차감된 내역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진을 찍어 제미나이와 그록에게 다시 물어보니, 두 AI 모두 포인트가 차감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너희가 시킨 대로 말했는데 왜 이런 거냐?”라고 따져 물었더니, 점원이 포인트를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적립하려는 것으로 알아들은 것 같다고 답했다. 실제로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오늘 18포인트가 추가로 적립되어 있었다.


나는 아까 명확한 문장으로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다시 한번 되물었다. 그러자 AI들은 점원이 그렇게 이해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며 변명을 늘어놓더니, 다음에는 포인트를 더 명확하게 말해서 사용하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순간 엄청난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AI에게 화를 내서 무엇하겠는가! 결국 일본어 실력이 부족한 내 탓이 아니겠는가. 만일 내가 지금 이 순간까지 AI에게 화를 내고 있다면, 나에게는 “서툰 목수가 연장 탓한다”는 한국 격언이 제격일 것이다. 물론 상황이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리 지금이 AI의 시대라지만, 결국 인간인 내가 알아야 한다. 오늘 겪은 사례를 통해 이 점을 깊이 깨닫는다. AI는 자신의 답변이나 조언에 대해 인간에게 어떠한 바카라임도 지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여 행동하는 것은 결국 인간인 나 자신이다.


20260330_194931.jpg[사진 무단 사용 금지: 교토의 숙소 근처에 위치한 라이프 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