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8일 화요일, 맑음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기숙사 식당으로 아침식사를 하러 가면서 기숙사 관리인 아저씨와 식당 직원분들에게 “おはようございます!(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별 대수롭지 않은 늘 같은 일상이고, 늘 반복되는 말이다.
식사를 식판에 담아 자리를 잡고 밥을 먹기 시작하는 중에 지난주 금요일 마츠다 담임선생의 수업에서 공지한 내용이 기억났다. 그는 5월 첫째 주가 골든위크에 해당하기에, 목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포함해 학교는 그 주 전체를 쉰다고 말했다. 다들 어딘가 여행이나 계획이 있는지도 물었고, 모국으로 잠시 다녀오는 경우 임시귀국신청을 해야한다고도 안내했다.
골든위크는 일본의 여러 법정공휴일들이 모여 이루어지는데, 마츠다 담임선생은 일본의 공휴일들을 알려주면서 관련 단어도 가르쳐주었다. 여기서 한국인인 내 눈에 띄었던 것은 5월 5일 ‘어린이 날(子供の日)’이 양국에 동일하게 존재한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스승의 날이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스승의 날이 없는 것은 나 개인에게 매우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했다.
일본은 소위 장인정신의 국가다. 자신들의 정체성이나 슬롯적 풍토가 장인정신이라는 기틀 위에 존재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천황의 역사와 함께하는 자신들도 인지 못하는 신정이데올로기, 사무라이 정신, 교토에서 꽃피웠던 옛 귀족들의 정신과 문화, 북해도나 오키나와 소수민족 문화,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군정과 평화헌법을 거치며 받아들인 미국식 가치관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져 있다.
어찌 되었든 서민(소시민) 계층에서 기반하는 정신 중 하나로 ‘장인정신’을 꼽는 것은 과하지 않다. 이게 내가 비약적으로 일반화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차분히 조사하며 조정하면 될 문제다.
여하튼 장인정신이 이 나라 정체성의 한 축을 이루는데, ‘스승의 날’이 별도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특이하다고 생각되었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학교에 국한하지 않고 슬롯 전 분야의 장인과 전문가를 존중하는 문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한국의 5월 5일 ‘어린이날’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일제강점기인 1923년(당시 5월 1일), 우리 민족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있다며 어린이의 인권과 존엄성을 강조하며 제창한 데서 출발한다.
반면 일본의 어린이날 역시 5월 5일인데, 이는 고대 중국에서 유래한 단오 절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무라이 시대에는 남아의 건강을 기원하는 행사로 발전했다가, 전후인 1948년에 이르러 모든 아이의 행복을 기원하는 국민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두 나라의 어린이날은 날짜가 같아 보이지만 그 저변의 역사는 사뭇 다르다. 다만 일제강점기였던 1927년, 일본 정부가 단오였던 5월 5일을 ‘아동보호일’로 정하면서 그 영향이 식민지 조선 땅에도 밀려와 관제 행사 등에 활용되었던 복잡한 배경이 존재한다.
양국의 5월 5일이 현재의 공휴일로 정착하기까지 서로 어떤 역사적 기억을 공유하고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는, 내가 앞으로 더 깊이 조사해 보고 싶은 흥미로운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