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그늘 아래에서 바라본 빗각
♧ 성장일기
녀석이 오늘 또 나갔다
나는 저 녀석이 어디로 가는지 안다
점심시간 종이 울리고
고개를 돌리면 녀석은 이미 사라졌다
오늘은 아니, 며칠동안 생각만
아니, 상상만 가득 안고 쳐다봤다
그래도 자존심이란 게 있는 녀석인데
망설임인지, 아니면 핑계인지
그래도 알면서 그러면 안 되잖아
내가 모른 척하면 누가 알기나 할까
오늘은 숨어서 봤다. 한참을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있는 녀석을
'이거 묵을래?'
아니다, '이거 같이 묵을래?'
왜 입은 열리지 않고
도시락만 만지작거리는지
"내가 누고? X깡다구 아이가!"
그래, 같이 묵자고 하자!
"밥이 쪼옴 만타
같이 무 줄래?"
아무 말 없이 먹는다.
근데 왜 속으로 눈물이 흐르지
나는 거기가 어떤 곳인지 안다
나도 오래전에 살아봤으니까.
부모들은 사랑한다면서
왜 자기 자식들을 버릴까?
"내일부터 내캉 같이 점심 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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