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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폭싹 속았수까?

내 속엔 외향인과 내향인이 함께 산다

byItz토퍼
아직도 폭싹 속고 살고 있나요?


dd34791e-2af7-4d2c-974b-cf789ff3ce82.pngby ChatGPT


어느 날,

한국드라마 광팬인 지인이 물었다.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보셨어요?

정말 감동적이에요."


사실 나는 TV 드라마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지 않는다.


그래도

궁금해서 귀가 후 검색해 봤다.


"폭싹 속았수다"...?

무슨 뜻이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제주도 방언이다.


그런데 나에겐

‘완전히 속았다’는 말로 읽혔다.


줄거리를 대략 훑어보니

정말 볼만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놈의 '버릇'이 또 설친다.

머리를 스치는 재미있는 생각.


이 이야기 줄거리를 보니,

정말 폭싹 속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나를 미소 짓게 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

재미있다.


일단 드라마부터 보기로 했다.


알고 보니, 이 드라마 너무 잔인(?)하다.

수십 년 마른 감정을 모두 긁어낸다.


휴지 한 통을 다 비워내고서야 끝이 났다.

밤을 꼬박 새우면서...


그리고 내가 예측했던

주인공들의 성격 반전이 보인다.

아주 선명하게.




애순은 어떤 사람이었나.


‘요망진 알감자’라는 이름처럼

억압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불합리 앞에서 반항할 줄 아는 성격이다.


울 때는 숨김없이 팡팡 울고,

웃을 때는 제주 바다가 넘실거리도록 웃던 그녀,

세상을 향해 불꽃처럼 타오르던

외향적 성격의 소유자다.


그런데 그 불꽃의 안쪽에는

시를 꿈꾸고 홀로 사색할 줄 아는

내향적 마음이 담겨 있다.


외향인 줄 알았는데,

폭싹 속았다.



관식은 또 어떤 사람이었나.


말없이 단단한 무쇠.

깊숙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심해 같은 마음으로 어떤 일이든

황소처럼 묵묵히 감당하는

내향적 성격 소유자다.


그 침묵은 무기력이었을까.

사랑이라는 이유를 만났을 때

몸을 던져 현실과 맞서던 그,

침묵의 전사로만 보였다.


내향인 줄 알았는데,

폭싹 속았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물어보자.


애순은 관식 없이

그렇게 살아낼 수 있었을까.


관식은 애순이 없었으면

어떤 세상을 걸었을까.


물과 불처럼 달랐던 두 사람,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조각이지 않은가.


이가 빠진 동그라미의

잃어버린 한 조각 같은.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내향인가, 외향인가?


그 물음보다 먼저

이렇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내 안에도

애순이와 관식이가

함께 살고 있지 않을까?


어떤 날은

불꽃처럼 앞장서는 애순이가,


또 어떤 날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관식이가

나를 대신해 하루를 살아내니까.


그런데 나는 그 둘 중

한쪽만 자주 불러내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다른 한쪽은

지금 어디에 웅크리고 있을까.


필요한 순간마다

그를 불러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보다 나에게 묻자,

나는 정말 내 안의 그를 믿고 있는가?

내가 불러내면 나타날 것이란 것을.


결국 성격이란,

하나로 굳어진 애순이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관식이를 불러낼지를

선택하는 마음이 아닐까.


그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식이라면,

오늘 나는 누구와 이 하루를 보낼까.


둘이라서 정말 좋다.

함께였기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


애순이도, 관식이도 품고

여기까지 살아낸 나에게

이제야 인사를 건넨다.


“폭싹 속았수다.”


나 자신에게만큼은

폭싹 속지 않기 위해.



The Reimagined Edition-S.jpgPublished: Oct,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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