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선택하던 사람에서,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 사람으로
“나다움”을 추구하는 시대,
우리는 정말 나다운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어른이 된다는 것,
과연 젊은이들에게만 필요한 과정일까?
누군가를 가르치고 그들이 세상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 편의 뿌듯함과 또 한 편의 조바심이 뒤따른다. 마치 자녀를 먼 타지로 떠나보내는 마음과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일상을 꾸려가며 잘 적응해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될 때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오곤 한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받게 되는 소식은 이전과는 또 다른 한숨을 쉬게 만든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일이 부담스럽고 왠지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왜"라는 말을 혼자 중얼거리면서 자꾸만 필요 없을 것 같은 고민이 하루하루 더해진다고 한다.
예전에는 어렵지 않았던 일.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먹었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갔다. 싫으면 싫다고 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지 않았다. 누구에게 허락받을 필요도 없었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결정하고, 그 결과도 내가 감당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모든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슬롯'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슬롯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이전 것들은 달라질 필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짙어진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에는 다시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조직이 원하는 것이 먼저였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상사의 결정이 중요해지는 순간들이 생겼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해야 했고, 이해되지 않아도 따라야 했다. 처음에는 그것을 단순히 '슬롯생활', 혹은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감정이 생겨났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싫은 것을 참고,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누군가의 기분을 살피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 생각을 접는 일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내가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게 되어버린 것이다.
어린이는 분명 아닌데, 그렇다면 나는 정말 ‘어른이’가 된 것일까?
그런데 알고 보면,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그렇게 슬롯라는 관계 속에서 한 번 흔들리고 난 후, 결혼으로 이어지면 또 다른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혼은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