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늘어나는데 왜 독자는 줄어들까
온라인카지노에서의 1년을 돌아보며
온라인카지노를 열면 이상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누군가 내 글에 라이킷을 누르고, 댓글을 남기고, 팔로우를 해준다. 글을 쓴 뒤 반응이 있다는 건,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뜻일 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상한 질문이 떠오른다.
"이 반응들은 정말 글이 읽혀서 생긴 걸까, 아니면 서로 잘 지내기 위해 주고받는 온기일까?"
온라인카지노는 구조적으로 '작가들의 공간'이다. 글을 쓰려면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 문턱을 넘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글을 쓰고 싶어 했던 이들이다. 그러다 보니 플랫폼 안의 활발한 교류는 자연스럽게 작가가 다른 작가의 글을 읽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내가 당신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면, 당신도 언젠가 내 글을 봐줄 거라는 은근한 기대가 깔린다. 댓글도 마찬가지다. 성실히 읽었다는 표시인 동시에, 나 역시 관심받고 싶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이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적이고 자연스럽다. 혼자 글을 쓰는 일은 외롭고, 서로의 외로움을 메워주는 이런 따뜻한 관계는 창작을 계속하게 만드는 귀중한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는 작은 역설이 숨어 있다.
서로가 서로의 독자가 되어주는 순간, 단순한 감상이 아닌 서로에 대한 예의와 다정한 품앗이가 스며든다. 비평보다는 지지를 앞세우게 되고, 냉정하게 아쉬움을 말하기보다 좋은 점을 찾아 격려하게 된다.
그래서 온라인카지노 안의 반응은 대체로 온화하고 긍정적이며 예측 가능하다.
그런데 이 다정한 온기는 때로 묘한 착시를 만든다. 작가들 간의 의례적인 교류에 지쳐 지레 낙담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플랫폼 안에서 받은 호응을 자신의 글이 가진 객관적인 가치로 오해하는 이도 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출간이라는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서는 순간 크게 흔들리곤 한다.
온라인카지노에서의 라이킷과 댓글은 분명 소중한 응원이지만, 그것이 곧 시장의 냉정한 평가나 실질적인 독자의 선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응원'과 '독자'는 결코 같은 의미가 아니다.
진정한 독자는 어떤 관계적 의무나 친분에 얽매이지 않고 오롯이 글 자체와 마주하는 사람이다. 나를 팔로우해야 할 이유도, 예의상 읽어줘야 할 부담도 없이 오롯이 글의 이끌림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 그저 우연히 글 하나를 발견해 읽다가, 어떤 한 문장에서 조용히 마음을 멈춰 서는 낯선 타인.
그 사람의 라이킷과 댓글에는 관계적 예의나 품앗이가 얽혀 있지 않다. 오직 글 그 자체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작가에게는 이러한 순수한 독자적 반응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런 독자가 온라인카지노에 아예 없다는 뜻이 아니다. 검색이나 포털을 통해 수많은 외부 독자들이 매일 들어온다. 하지만 플랫폼의 구조상 그들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조용히 글만 읽고 떠나갈 뿐이다.
그래서 안타깝다. 그들이 내 글의 어느 문장에서 잠시 멈춰 섰는지, 어떤 한 줄에 마음을 내어주었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지난 1년간 온라인카지노를 지켜보며, 최근 부쩍 늘어난 검색 유입을 바라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검색을 통해 우연히 들어오는 독자들은 플랫폼 안에서 서로의 글을 읽고 관계를 맺는 독자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글을 만날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반응에는 어쩌면 조금 더 우연하고, 조금 더 솔직한 독자의 마음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작가의 수는 이미 충분하다. 서로를 응원하는 다정한 마음도 차고 넘친다. 또한 글을 쓰지 않는 순수한 독자들도 이미 우리 글 곁에 조용히 머물다 지나가고 있다. 다만 그들이 관계의 부담이나 번거로운 절차 없이, 마음이 흔들린 한 줄에 작고 가벼운 흔적이라도 남기고 갈 장치가 없을 뿐이다.
나는 이게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원래 글이란, 이렇게 읽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반응을 전혀 알 수 없으니.
작가가 작가를 응원하는 안락한 울타리를 넘어, 낯선 독자가 우연히 들어와 마음을 흔든 문장에 부담 없이 작은 흔적 하나를 편하게 두고 갈 수 있는 창작 공간.
좋은 글은 결국 그렇게 스쳐 지나가던 낯선 타인에게 발견되고, 그 소박한 반응의 흔적을 통해 비로소 완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작가의 말] 지난 시간 동안 구독과 멤버십으로 응원하고 지지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비록 흔적은 남기지 못하셨더라도 제 글에 마음이 닿았던 모든 분들의 울림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