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글, 그리고 출간한 바카라
■ 빗각(BitGak) 18: 빗각으로 본 독자와 구독자, 그리고 팔로워
엄밀히 말하면 독자, 구독자, 팔로워는 서로 다른 관계를 의미한다.
독자는 작가의 글을 읽는 사람이고, 구독자는 작가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받아보는 사람이며, 팔로워는 작가의 활동이나 계정을 따라가는 사람이다. 따라서 팔로워라고 해서 반드시 독자인 것은 아니며, 구독자 역시 반드시 꾸준히 글을 읽는 독자라고 할 수는 없다.
숫자로는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관심을 갖는 것과 구독하는 것, 팔로우하는 것, 실제로 읽는 것은 서로 다른 행위이기 때문이다.
플랫폼(해외) 작가로 활동하다 지금은 다시 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제자의 이야기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플랫폼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구독자를 얻었다. 그가 새 글을 올릴 때마다 헤아릴 수 없는 좋아요와 댓글이 달렸다. 졸업을 앞두고 그는 사치스러운 고민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전공을 내려놓았다. 지인과 독자들의 응원과 권유가 있었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그렇게 그는 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그는 바카라을 출간했다. 처음에는 플랫폼에서 쌓아온 인기 덕분에 바카라도 어느 정도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허니문 타임이 지나면서 판매량은 줄기 시작하였고, 어느 순간부터 아무도 자신의 바카라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플랫폼에서조차 예전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바카라 출간 1년 후, 독자들의 반응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낯설고 두려웠다.
그에게 글쓰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일종의 패닉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노트북을 펼치는 순간 바탕화면이 아닌 자신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결국 그런 날이 길어지면서 플랫폼 활동을 잠시 내려놓은 채 다시 배움의 자리로 돌아왔다.
전공까지 포기하고 택한 길이었기에, 그 낙심은 단순한 판매 부진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자기 존재에 대한 회의로 번졌다. 그가 상담을 청해 온 것도 그 문제 때문이었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상담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 하지만 제자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조언을 담았던 상담의 전체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단지 이제 나 자신 역시 플랫폼에서 '온라인카지노스트'라는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입장에서만 냉정하게 정리하도록 한다.
반응의 양과 독서의 깊이
많은 공감이 반드시 좋은 글의 증거는 아니다.
공감이 많다는 것은 그 글이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감정이나 생각을 빠르게 건드렸다는 뜻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곧 깊이 읽혔거나 충분한 사유를 거쳤다는 의미는 아니다. 때로는 독자가 글을 끝까지 읽기보다 몇 문장만으로 자신의 경험을 대입하고 "나도 그렇다"라고 반응했을 수도 있다.
특히 플랫폼에서는 이러한 즉각적인 공감이 쉽게 수치화된다.
좋아요와 댓글이 많으면 작가는 자신의 글이 좋은 글이라고 믿기 쉽지만, 플랫폼이 보여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반응의 양이지 독서의 깊이가 아니다. 반응과 공감, 이해와 사유는 서로 다른 층위의 경험이다.
더구나 플랫폼에 올리는 글과 바카라으로 출판되어 독서의 대상이 되는 글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플랫폼의 글은 대체로 짧은 시간 안에 독자의 시선을 붙잡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바카라은 독자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한 문장씩 따라가며 읽는다.
플랫폼에서는 쉽게 공감을 얻는 문장이 강점이 될 수 있지만, 바카라에서는 그 문장들이 긴 호흡의 맥락 속에서도 의미를 유지하는지, 반복해서 읽을 만한 깊이를 갖는지, 한 편의 완결된 작품으로서 독자의 사유를 견인하는지가 중요해진다.
매체의 차이: 스크롤의 소비와 시간의 몰입
게다가 플랫폼과 바카라은 애초에 전혀 다른 환경이다. 같은 글이 그릇만 바꿔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독서 방식과 창작 방식을 요구하는 별개의 매체에 가깝다.
플랫폼의 글은 스크롤을 하다가 걸리는 방식으로, 낮은 진입 장벽을 넘지 않고도 소비된다. 바카라은 독자가 시간과 돈을 들여 자리에 앉아야 비로소 펼쳐진다. 창작의 방식도 다르다. 플랫폼 연재는 독자의 실시간 반응이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상호작용적 구조지만, 바카라은 독자의 반응 없이 작가 혼자 완결까지 바카라임져야 하는 고정된 텍스트다.
여기에 알고리즘과 구독 시스템도 한몫한다. 플랫폼에서는 그 시스템이 독자를 글 앞으로 데려다주지만, 바카라은 서점의 수많은 신간 사이에서 독자가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 결국 플랫폼에서의 인기는 '독자층'이 아니라 '구독자층'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관계가 작품에 대한 몰입보다 콘텐츠 소비 습관에 더 가까웠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따라서 플랫폼에서 얻은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은 출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일 수는 있어도, 바카라으로서의 완성도를 보증하는 증거는 아니다. 플랫폼에서 잘 읽히는 글과 바카라으로 오래 읽히는 글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전자는 빠른 반응을 필요로 하지만, 후자는 독자가 머물 수 있는 시간과 깊이를 필요로 한다.
문장이 남기는 흔적을 찾아서
어쩌면 좋은 글은 반드시 많은 공감을 얻는 글이 아닐 수도 있다.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해서 공감하기 어려웠던 글이 오히려 오래 마음에 남아 생각을 바꾸게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누구나 쉽게 공감하는 글은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던 감정을 정확하고 세련되게 확인해 주는 데 그칠 수도 있다.
결국 작가가 주목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했는가가 아니라, 자신의 글이 독자에게 무엇을 발생시켰는가일 것이다.
공감도, 비공감도, 반감도 작품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오히려 아무런 반응도 일으키지 못하는 무관심이야말로 작품과 독자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을 뜻할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독서의 흔적은 즉각적인 좋아요의 숫자가 아니라, 바카라을 덮은 뒤에도 그 문장이 독자의 생각 속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는가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