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꿈은 잊어도 그 기분은 잊지 못할까
나는 겨울과 여름에 유난히 꿈을 많이 꾼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바다가 자주 나온다.
잔잔한 바다일 때도 있지만, 대개는 파도가 높다.
어젯밤도 그랬다.
그런데 눈을 뜨자마자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웠다.
무슨 꿈을 꿨는지는 벌써 반쯤 사라졌다. 누군가를 만났던 것도 같고, 그 누군가와 무언가를 찾아 헤맸던 것도 같다. 그러다가 또 어디선가 필사적으로 도망쳤던 것도 같다.
꿈의 줄거리는 손에 쥔 바닷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르게 흩어진다.
아무리 붙잡아 기억하려 해도 온전한 모습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꿈이 남기고 간 기분만큼은 또렷하다.
"에이, 그냥 꿈이잖아."
커피를 내리면서도 그렇게 생각해 본다. 하지만 몸은 이미 긴 여행이라도 다녀온 사람처럼 피곤하고, 마음 한구석은 설명되지 않는 먹구름을 잔뜩 품고 있다. 조금은 무겁게.
"왜 나는 꿈은 잊는데, 꿈의 기분은 잊지 못할까?"
프로이트라면 꽤 단호하게 대답했을 것이다.
그는 꿈을 '무의식으로 가는 왕도'라고 불렀다.
낮 동안 우리는 화를 참기도 하고, 욕망을 눌러 담기도 하고, 불안을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하지만 잠이 들면 의식이라는 검열관이 잠시 눈을 감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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