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모순

커피는 그대로인데, 마음의 잔이 맛을 바꾼다

byItz토퍼
194b0f86-ed30-4b9d-b8a2-bf727a44351f.jpgby Gemini

오늘 새벽, 평소와 다름없이 커피를 내렸다. 노트북을 펼치고 익숙하게 한 잔을 따른 뒤, 은은한 향을 음미하며 한 모금 머금었다. 그런데 혀 끝에 닿는 커피 맛이 어딘가 낯설다.


평소의 그 맛이 아니었다. 어제저녁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치우지 않았던 투명한 유리잔에 뜨거운 커피를 따른 것뿐인데. 분명 매일 마시던 같은 원두였는데, 왜 맛이 다르게 느껴지지.


"왜 잔이 바뀌니 이렇게 맛이 다를까?"


뜨거운 커피를 머그잔에 담아 마실 때는 마음이 맛도 향도 만족스럽고 편안했다. 하지만 같은 커피를 투명하고 얇은 유리잔에 담으니 왠지 모르게 더 뜨겁고 불안하게 느껴졌다.


반대로 얼음이 가득 찬 아이스커피는 투명한 유리잔에 담겨 있을 때 비로소 제 맛을 낼 것처럼 시원해 보인다. 유리 표면에 맺히는 물방울, 잔 속에서 짤랑이는 얼음은 보기만 해도 청량함을 더한다.


만일 차가운 커피를 머그잔에 담으면? 그 청량함이 가려지고 뭔가 어색해지는 맛, 시원한 맛이 한결 반감될 것 같다. 커피의 원래 맛과 온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달라진 것이라곤 오직 커피를 담아낸 잔이 다를 뿐이었다. 그런데 달라도 너무 다른 것 같다.


문득 사람의 뇌가 눈으로 본 시각적 풍경을 바탕으로 앞으로 느낄 온도와 감각을 미리 예측하고 정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러고 보면 뇌란 녀석은 눈치가 정말 빠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Itz토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온라인카지노스트(Brunchist) Itz토퍼입니다. 삶과 사유, 그리고 빗각(BitGak)을 나눕니다.

36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7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7화독서, 왜 그는 원을 그리며 읽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