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람과 겉사람
빗각(BitGak) 15
정직함
'속사람'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
심리와 정신적인 문제를 넘나드는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은 질문 하나가 있다.
"왜 내 감정은 가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반응할까?"
타인들과 엇박자로 흔들리는 감정선을 가진 사람들. 나는 그들 속의 낯선 자아에 '낯선 손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아를 놀라게 하는 이 낯선 자아 앞에서 사람들은 당황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그 손님 역시 결국 내 안에서 비롯된 존재다.
그러므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다는 것은 그 손님을 무조건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왜 찾아왔는지를 이해하고 그 존재까지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런데 여기, 속사람으로 인해서 겉사람까지 심판받고 사형 판결로 영구 추방당한 인물이 있다.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 속 뫼르소다.
나는 빗각의 시선으로 까뮈의 '이방인'이라는 제목을 '낯선 손님'으로 번역한 후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고민 때문이었다.
어쩌면 뫼르소는 그런 고민의 최극단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뫼르소는 슬롯가 요구하는 감정의 각본을 완전히 따르지 않는 사람이다.
슬퍼해야 할 때 슬퍼하지 않고, 사랑을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참회해야 할 때 무심하다. 그는 냉혈한이거나 감정이 마비된 사람처럼 보이기 쉽다.
하지만 까뮈가 뫼르소를 통해 보여 주는 것은 오히려 정반대였다.
뫼르소는 오히려 극단적으로 정직한 인간이다.
느끼지 않는 것을 느끼는 척하지 않고, 세상이 기대하는 반응을 연기하지 않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감정선에 가장 순전하게 반응한다. 이 순전한 반응, 각본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찾아오는 그 감정이야말로 그의 속사람, 즉 그의 안에 깃든 낯선 손님이다.
세상은 그 속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재판정은 어머니의 장례식 때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뫼르소에게, 살인이라는 행위와는 별개로, 그가 감정을 표현하지 않은 방식까지 심판대에 올린다.
속사람이 슬롯의 각본을 거부한 대가는 결국 겉사람, 즉 슬롯 속에서 살아가는 뫼르소라는 존재 그 자체가 짊어지게 된다.
뫼르소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는다. (소설은 처형 장면 자체를 그리지 않은 채, 그가 처형장에 몰려들 군중의 증오 어린 함성을 상상하는 장면에서 끝난다.)
하지만 그 선고는 표면의 판결일 뿐, 추방은 이미 오래전에 내려져 있었다. 세상의 관습적 슬픔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순간부터, 그의 속에 깃든 낯선 손님은 이 세상에 머물 자격을 잃은 불청객으로 낙인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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