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자손, 배 다른 자손

자긍심을 잃은 시대, 남의 깃발을 든 사람들

byItz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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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어린 시절,

교실 한구석에서는 이런 황당한 말들이 속삭여지곤 했다.


“나는 우리 아부지가 미국 사람이먼 좋겠다.”

“나는 우리 아부지가 신성일이먼 좋겠다.”

“와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노?”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는 인간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지나간 어린 날의 철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던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그때 선생님은 혀를 차며 왈.


“야이 문디 자슥들아. 쓰레기장 똥강아지로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인 줄 알아라. 우리는 자랑스러운 배달의 자손이다! 알겠나?!"


아무리 좋아 보여도, 아무리 유명해 보여도, 남의 것을 부러워하다 못해 자신의 뿌리까지 부정하던 철딱서니 없던 아이들.


설마 그런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오랜만에 지인들과 함께 찾은 한국.


명동 한복판에서 자신들의 나라가 아닌 남의 나라 국기를 펄럭이며 행진하는 무리들.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지인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Why are they doing that? Why are they protesting with American flags?”


나는 그저 씁쓸한 미소만... 대답하지 못했다.


한때는 남의 나라에서 태어나기를 꿈꾸던 아이들.

이제는 남의 나라 깃발을 들고 자기 목소리를 외치는 어른들.


배달의 자손이라 배웠던 우리가,

어쩌다 '배 다른 자손'처럼 스스로의 뿌리보다 남의 상징에 기대게 되었을까.


혹시 그때 선생님이 꾸짖던 ‘문디 자슥들’이, 세월만 먹은 채 그대로 자라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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