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고 복잡한 마음을 다독이는 가장 오래된 목소리
최근 청소 일을 하다 허리를 조금 다쳤다.
나이 탓인지 회복이 더뎠고, 이런저런 방법을 찾다 아내를 따라 처음으로 요가를 접하게 되었다. 허리에 좋다는 몇 가지 동작을 배운 뒤로 저녁마다 집에서 가볍게 몸을 풀어보곤 하는데, 문제는 이 동작들이 생각보다 오래 정지한 채 버텨야 한다는 점이다. 처음엔 그 무료함이 못 견디게 지겨웠다.
그래서 그 여백을 채워줄 음악을 찾다가, 평소 즐겨 듣던 재즈 대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한 장르를 택했다. 바로 그레고리 성가였다.
예전에는 영혼을 위해 들었다면, 요가라는 고요한 정적 속에서는 마음과 육체를 위해 이 음악을 택했다. 그런데 그 선율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몸과 마음을 넘어 나의 정신 깊숙이 스며드는 성찰까지 마주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단순함'이다.
반주도, 화음도 없이 오직 하나의 선율만 천천히 흐른다. 정해진 박자도 없이 가사의 결을 따라 흐르는 이 소리는, 초침에 쫓기던 감각을 아주 느리게 흐트러뜨린다. 눈을 감으면 시계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바람의 흐름을 닮은 다른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이 단순함은 서툴러서가 아니라, 오히려 덜어내고 덜어낸 끝에 남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화려한 기교를 걷어내고 순수한 결만 남기려는 오랜 절제의 산물인 셈이다. 우리가 이 성가에서 느끼는 평온함은, 그런 비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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