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내가 하고 답은 냉장고가 숨기는 속삭임
(*)는 표면적인 이야기 너머에 숨겨진 의미를 담은 알레고리 형식의 에세이입니다.
딸 보배단지가 세 살쯤 되었을 때였다.
햇살 좋은 어느 날,
놀이터 한쪽에
또래 여자아이와 마주 앉아 있었다.
두 아이는
무슨 비밀이라도 나누는 듯
작은 목소리로 종알종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들어보니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아니 어느 나라 말인지조차 분간할 수가 없었다.
하도 궁금해서 슬그머니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보배단지는 되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맑은 눈으로 대답했다.
“응? 이거 외계인 말이야.”
알고 보니
상대 아이는 아직 말을 제대로 떼지 못한 상태였다.
그 아이가 옹알거리며 내는 소리를
딸아이는 ‘외계인의 언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자신도 똑같은 소리를 내며
둘만의 주파수로 교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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