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의 두 얼굴, 칼날과 울타리
빗각(BitGak) 03
이기주의
딸 보배단지가 한국에 갔을 때, 풍선껌을 큰 상자로 하나 사달라고 했다.
"왜 이렇게 많이?"
"응, 반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려고. 달콤하고 풍선도 아주 크게 불어져."
개학하는 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의 얼굴이 울상이 되어 있었다.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내 건 하나도 없어."
그럴 줄 알고 미리 사두었던 큰 통 하나를 내어주며 말했다.
"다음에는 네 것부터 먼저 챙기렴."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마 다음에도 습관처럼 제 손을 텅 비운 채 돌아올 것이다. 내 안의 어떤 오래된 기억처럼.
언젠가, 한 친구가 내게 툭 던진 말이 있었다.
"자기 자신을 먼저 챙기는 건, 생각만큼 이기적인 일이 아니야."
그 무심한 다정함이 이상하게도 체한 듯 마음에 얹혀 내려가지 않았다. 타인의 시선을 살피느라 정작 내 안에서 울리는 소리들은 모조리 침묵시키던 시절이었으니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