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의 날
제2장 신념의 날
두 번째 주인은 대지를 피로 물들이는 전장의 외로운 전사였다.
그의 두터운 손이 내 자루를 가혹하게 움켜쥔 순간, 나의 온몸은 철 무지개처럼 싸늘하고도 비장한 의지로만 가득 찼다. 나의 서슬과 무게는 이전과 완벽히 같았으나, 비로소 나는 내 육체에 깃든 철의 고독한 무게를 전신으로 실감했다.
그의 거칠고 굳은살 박인 손에는 요리사의 부드러운 온기가 전무했다. 내 단단한 척추를 통째로 으스러뜨릴 듯한 강인한 악력과, 벼랑 끝에 선 자의 꺾이지 않는 투지만이 내 강철 심장을 흔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압도적인 강압 속에는 흔들림 없는 명확한 목적과 숭고한 방향이 깃들어 있었다.
바람 소리조차 살기 어린 전장은 고요했던 주방과 모든 것이 달랐다.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단말마의 비명, 쇠와 쇠가 부딪히며 터져 나오는 섬뜩한 불꽃, 그리고 내가 향해야만 하는 뜨거운 피의 참혹한 궤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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