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거울 앞에서 자신을 조심스레 고쳐 쓰는 일에 대하여
디지털 플랫폼에는 '자신을 글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프로필 소개란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적어 내려갑니다. 어떤 이는 짤막하게, 또 어떤 이는 장황하게.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하루의 감정과 취향을 남겨둡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자기소개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한 심리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흥미롭습니다. 마치 여행 중 넓은 광장의 계단에 앉아, 내 앞을 지나치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표정을 바라보는 것처럼.
우리는 흔히 스스로를 가장 잘 안다고 믿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 스스로 자신을 온전히 정의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생각보다 홀로 서 있지 못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의 눈빛과 꾸중 속에서 나를 배우고, 친구들의 시선 속에서 나의 자리를 확인하며, 타인의 말 한마디로 나의 모습을 상상하곤 하니까요.
자아라는 것, 어쩌면 관계라는 틀 속에서 조금씩 빚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플랫폼에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히 생각을 쏟아내는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타인을 향해 던지는 하나의 질문에 가깝습니다.
"나는 나를 이런 사람이라 여기는데, 당신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떤 모습인가요?"
사람들은 글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단정 짓기보다, 조심스레 제안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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