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어젖히고 바깥공기를 들이마셨다.
아침 공기가 야속하게도 맑았다. 이사 후 채 정리하지 못한 부엌부터 거실까지, 이미 깨끗하게 정돈된 서랍들까지 모조리 끄집어내어 다시 닦고 다시 밀어 넣었다.
그러고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신발장 구석에 있던 애꿎은 운동화를 꺼내 솔이 망가지도록 빡빡 문질렀다. 거품을 씻어내고 나니 이번엔 화장실 바닥이 보였다. 거기도 다시 청소해야 할 것 같다.
아니지, 차라리 주차장으로 내려가 먼지 쌓인 차 안이라도 털어낼까. 아냐, 서재의 바카라들을 가나다순으로 처음부터 다시 정렬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
손발을 쉴 새 없이 놀리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제발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비통한 정신을 아예 날려버리고 싶었다.
그런데도 기어이 눈물이 터져 나왔다.
뺨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것이 이토록 야속하고 참담할 수가 없다.
왜 나는 이 ‘오늘’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걸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