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허기와 오늘의 기분 사이에서
오늘따라 특별히 재미있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뭔가 하고 싶은 기분도 아니고
냉장고를 열어 보니 먹을 것도 별로 없다.
이럴 때 뭐가 좋을까?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아니면, 라면에다...
그런데
갑자기 부대찌개가 먹고 싶지?
마눌도 오케이란다.
다시 냉장고를 열어보니
아껴 먹던 한국 김치가 보인다.
햄도 있고, 소시지도 있다.
됐다, 부대찌개로 가자.
냄비에 각종 양념과
김치와 햄, 소시지를 넣고
마법가루 라면 수프에다
고추장도 한 숟가락 푹 얹었다.
이제 보글보글 끓기만 기다리면 된다.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돈다.
다시 라면 사리까지 넣고,
파 숑숑~!
"크~ 야식으로, 딱이네."
그런데 이 맛있는 부대찌개,
문득 '그의 족보'가 생각나며
부대찌개 조상님이 스쳐 간다.
듣기에 조금 민망할지 몰라도,
부대찌개의 조상님은
꿀꿀이죽이란다.
한국전쟁 후,
나라 전체가 배를 곯던 시절.
부산이나 서울의 주한미군 부대에서는
미군들이 먹다 남은 잔반이 나왔고,
그것을 얻어다 한 솥에 때려 넣고
팔팔 끓인 것을 꿀꿀이죽이라고 했다.
햄 조각, 소시지 부스러기, 빵 쪼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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