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안녕한가요?
글을 읽으면
당신이 보입니다.
작가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차이를 말한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작가는 작품을 빚어내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을 그려낸다.”
물론 작가 역시 작품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보다는 작품세계를 그려낸다고 말해야겠죠.
그렇다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글이 작품이 아니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다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금 다릅니다. 문장에는 언어의 결을 따라 감추기 힘든 삶의 흔적이 많이 묻어나기 때문이겠죠.
그 사람이 지나온 계절의 길이와 굵고 가는 관계, 오래 품어온 결핍과 애정, 무엇에 마음이 흔들리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문장 속에 많은 이슬과 햇살이 스며듭니다.
행간과 단어의 선택,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각도마다 그가 살아온 환경과 마음의 고요와 흔들림,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구석구석에서 새어 나온답니다.
그래서 글에는 글쓴이가 작정하고 꺼내놓은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담기곤 합니다.
그렇게 의도하고 써 내려간 일상의 단상과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스며든 삶이 겹쳐지는 순간, 글쓴이의 고백은 한층 더 선명해집니다.
무심코 던져둔 작은 삶의 조각들은 때로 그 어떤 긴 설명보다 또렷하게 ‘그 사람’을 증명해 내고, 읽는 이로 하여금 문장 너머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결국 글이란 타인에게 건네는 이야기인 동시에, 자신조차 미처 몰랐던 내면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쓰는 사람은 그저 자신의 일상을 적는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문장은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이란 자신을 세상에 비추어 보이는 가장 정직하고 솔직한 거울이 아닐까요.
당신의 거울, 오늘도 안녕하신가요?
저는 요 며칠 안녕하지 못하답니다.
[오늘의 글] "사랑이라는 또 다른 이름, 빈손"
[내일의 글] "글과 사람 사이에 놓인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