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의 유혹_14
당신이 꿈꾸는 것은 여행인가 도망인가
상담 심리학에는 지정학적 요법(Geographical Cure)이라는 용어가 있다.
장소를 옮기면 마음의 병이 나을 것이라 믿는 심리적 오류를 뜻한다. 이 개념은 원래 알코올 중독자들이 자주 보이는 패턴에서 나왔다. 술을 끊지 못하는 이유가 이 도시, 이 사람들, 이 환경 때문이라고 믿으며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지만, 새로운 도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 진단이 틀리면 처방도 틀릴 수밖에 없다.
많은 예비 디지털 노마드들이 이 오류에 빠져 있다. 지금 내가 불행한 이유가 이 나라, 혹은 이 도시 때문이라고 믿는 것이다. 한국의 경쟁 문화가 나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서울의 밀도가 나를 숨 막히게 한다고, 이 반복되는 일상이 나를 죽이고 있다고. 그리고 그 진단을 내린 뒤, 처방을 찾는다. 비행기 티켓이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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