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의 풍경:

디지털 노마드의 유혹_13

by춘식


삼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굳이 바다를 보러 발리로 떠나는 이유



한 번 지도를 펼쳐보자.



한국은 삼면이 바다다. 동해, 서해, 남해. 같은 나라 안에 이렇게 성격이 다른 세 개의 바다가 있는 나라가 세계에 얼마나 되는가. 동해는 깊고 투명하며 수평선이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며, 일출의 장면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다. 서해는 갯벌이 넓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드라마틱하다. 해 질 녘의 색이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 남해는 섬과 섬 사이로 뱃길이 이어지고, 리아스식 해안이 만드는 굴곡이 아름답다. 그리고 제주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세계다. 화산이 만든 지형, 독특한 문화, 그리고 사계절 내내 다른 표정.



산은 어떤가.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이 이름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가 보인다. 봄에는 벚꽃과 철쭉, 여름에는 짙은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 한 나라 안에서 이 모든 계절의 표정을 가진 산들이 기차로, 버스로, 차로 닿는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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