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나!"
금요일 퇴근 전, 남편에게서 톡이 왔다.
내일 어머 님의 생신 날 저녁에 준비할 것들을 이야기하느라 오후에 통화했을 때만 해도 아무런 일 없는 목소리였기에 나는 또 무슨 일인가 덜컥 겁이 났다.
"와이페이 인센티브...."
남편이 보내준 톡은 6월 1일, 얼마 전 나는 실패하고 남편은 성공했던 그 와페 성공 무용담이 실패로 끝나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아이들의 학원비는 와이페이로 충전해서 결제를 해오고 있다.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30만원 에서 50만원 정도를 충전하면, 최근에는 10%까지 인센티브를 주니까 50만원이면 5만원의 인센티브가 생기는 격이다. 그러니, 점점 더 와이페이 충전열기가 더해졌고, 충전 시간이 밤 12시에서 낮 1시로 변경되면서부터는 접속 대기 시간만 30,40분이상 걸렸다.
그 경쟁을 뚫고 성공을 한 남편은 정말 의기양양하면서 이렇게 해야 와이페이 충전에 성공한다는 노하우를 나에게 잔뜩 늘어놓으며, 늘 실패하는 나를 보며, 그것도 못하냐며 혀를 찼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자를 이렇게 받게 되니, 나라도 짜증이 저절로 폭발할 것 같았다.
우리는 아이들의 학원비에 맞게 설정되어 있는 한도에서 인센티브가 생겼으니, 그것으로 이미 아이들의 간식 플렉스를 한차례 즐긴 탓에 자칫 학원비 결제할 때 금액이 모자랄 수 있어서 추가 충전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괜시리 짜증이 났다.
그러다 보니 얼마 전 남편과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이 나에게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원래, 줬다가 뺏으면 더 열받는 법이야. 다 가진 줄 알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빼앗겨 버리면, 그게 원래 내 것이었는데 다 뺏긴 것 같아서 두고두고 열받거든.."
그 당시에는 남편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줬다가 뺏으면 정말 열받겠다고 박수까지 치면서 웃었는데, 막상 남편이 이런 줬다 뺏긴 일을 당하게 된 것이다.
"분명히 충전이 다 되었다고!!!!"
솔직히 내 마음은 이 지역화폐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동시접속 오류로 인센티브는 진작에 소진되었는데, 지급된 것으로 충전되었으니, 인센티브를 다시 가져가겠다는 말은 누가 봐도 억지 아닌가.
내가 뒤늦게 들어갔을 때에는 인센티브 없이 충전된다는 말이 버젓하게 나와 있었다.
그런데 그 당시 찰나에 충전을 하고자 했단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르겠고, 그 금액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지만, 충전이 완료되었다고 보여진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충전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남편의 톡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살면서 꽤 많은 것들을 이런 이유로 저런 이유로 어버리며 살아가고 있다.
애초에 나에게 없었던 것이라면 그러려니 하는 마음일 테지만, 잠시라도 내 것이라고 믿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무언가 나에게 정말 소중했던 것을 빼앗긴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더 아쉽고, 속상하고 화가 난다.
와이페이 인센티브 몇만원도 크게 빼앗긴 마음이 드는데,
정작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과 시간, 그리고 사람은 또 어떠한가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남편의 "짱나!" 라는 짧은 한마디에 더 공감이 갔고, 그 순간의 기분이 어떨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다음 달이 되면 더 치열하게 다시 와이페이 충전에 도전을 할 것이다.
아마도 이런 사례가 있었으니 더욱더 준비를 철저하게 할 수도 있다. 남편은 벌써부터 나에게 7월 1일은 12시 45분부터 무조건 앱을 켜고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며 성공비법을 찾아보고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줬다가 빼앗긴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귓가에는 남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로 들리는 것 같다.
"분명히 충전이 다 되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