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구경은 어디가 제일 명당인가요?

집 앞에서 봐도 당신이랑 편안하게 볼 수 있다면

by최글루

몇 년 전의 일이다. 다니고 있던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엄마가 벚꽃을 보러 가자며 나를 불렀다.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삶만 살고 있는지. 그때도 절망에 빠져있었다. 서울 살이는 어쩜 이렇게 고된 것일까. 아니 비단 서울의 문제일까. 내가 문제 아닐까. 구덩이에 빠져있다가 엄마의 부름에 못 이기는 척하며 내려간 구미. 막상 내려가기는 했어도 나가기 귀찮다며 누워만 있었는데 엄마가 나를 툭툭 쳤다. 뒷산에 같이 가자고. 꽃 맨날 피는 거 봐서 뭐 하냐고 오만상을 찌푸렸더니 엄마가 사기꾼 같은 얼굴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작년 벚꽃이랑 올해 벚꽃은 달라.”


엄마랑 뒷산에서 본 벚꽃은 별로 예쁘지 않았지만, 엄마가 해준 그 말이 여태껏 가슴에 남아있다. 해마다 달라지는 것도 없고 맨날 그대로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올해도 벚꽃은 변함없이 피어난다. 나는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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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레즈비언입니다. '이쪽'이야기, 퀴어 에세이가 여기저기서 툭툭 나오기를 바라며, 편하게 제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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