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르고 살 것 같던 니체가 내 인생에 들어왔다. 한 모임에서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을 들었다. 모임장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너무 어려워서 딱 한 문장만 알아들었다.
"지금 그대로 삶을 또다시 살고 싶을 만큼 이 삶을 긍정하는가?"
무슨 소리야? 이 삶을 또 살라니? 듣는 순간 싫었다. 질문도 어이없는데 이야기를 듣던 많은 사람들이 "좋다"라고 대답하는 게 더 어이없었다. 나만 싫은 건가?
이 지질한 삶을 다시 반복하라고? 과거로 돌아가 잘못된 걸 하나씩 고치며 살아갈 수 있다 해도, 너무 많아서 돌아가기 싫은데, 고스란히 다시 살라고? 지질한 삶에 적응하는 약이라도 주나? 그럴 수 없지.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데, 어떻게 잊었는데, 아니, 어떻게 잊은 척하며 지냈는데?
스무 살에 교회 연극부 선배들을 따라 처음 대학로를 찾아갔다. 무슨 공연을 보았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완전히 사로잡힌 느낌만 선명하다. 그 후 정치외교학 공부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여의도가 아니라 대학로에 나의 꿈을 두었다.
언젠가부터 ‘내가 무대에 있어야 하는데 뭐 하는 거지?’ 답답했다. 하지만 정말로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나설 용기가 없었다. 할 수 있을지, 해도 되는지, 돌다리인지 나무다리인지 4년 동안 두드리기만 했다.
대학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연극영화과 문을 두드렸다. 검정 천이 둘러진 공연장 대기실에서 6시간 기다렸다. 미로 같은 방들을 거쳐서 편입 시험을 봤다. 학교에서 오라고 했다. 합격증을 프린트하고 코팅했다.
엄마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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