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과 멈추는 것은 달랐다.
패턴을 이해하게 된 뒤로도, 같은 일은 반복됐다.
머리로는 알면서, 몸은 여전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해가 곧 변화가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배우는 데 시간이 걸렸다.
친구에게 연락을 보낸 날이었다.
답이 오지 않았다.
한 시간.
두 시간.
오후가 지나고 저녁이 됐다.
친구는 바빴을 뿐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안다.
그런데 그날 나는 혼자 생각을 쌓아가고 있었다.
혹시 내가 뭔가 잘못한 건 아닐까.
저번에 내가 한 말이 상처가 됐던 건 아닐까.
이 친구도 결국 멀어지려는 건 아닐까.
생각은 꼬리를 물었다.
상상은 점점 커졌다.
답이 오지 않는 시간 동안, 나는 혼자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무언가 걸렸다.
잠깐.
이 느낌, 낯설지 않았다.
여기까지 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매번 친구는 그냥 바빴을 뿐이었다.
아니야.
그냥 바쁜 거야.
내가 싫어서가 아니야.
처음으로 그 생각을 붙잡았다.
흘러가도록 두지 않고. 거기서 멈췄다.
며칠 뒤 연락이 왔다.
친구는 정말 바빴다고 했다.
나의 짐작이 맞았다.
친구는 그냥 바빴을 뿐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또 다른 것이 올라왔다.
또 오해하려고 했던 거야? 이제 알면서도 왜 또 그래.
자바카라이 시작되려 했다.
패턴을 알면서도 똑같이 흔들렸다는 것에 대한 비난.
나아지고 있다면서 왜 또 그랬냐는 몰아붙임.
그때 다시 멈췄다.
오해할 수 있어.
그럴 수 있어.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기로 했잖아.
두 번째 멈춤이었다.
첫 번째는 패턴이 시작될 때의 멈춤이었다.
두 번째는 자바카라이 시작될 때의 멈춤이었다.
두 번의 멈춤 사이에서 알게 된 것이 있었다.
패턴을 멈추는 것은 패턴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패턴은 여전히 왔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멈춘다는 것은, 패턴이 시작될 때 알아채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문장을 다르게 쓰는 것이었다.
친구의 마음을 의심하지 말자.
나를 의심하지 말자.
그 문장이 처음에는 의지로 만들어졌다.
억지로 붙잡은 것이었다.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그 문장을 쥐고 있었다.
흔들리면서도. 확신이 없으면서도.
변화는 패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패턴이 왔을 때, 조금 더 빨리 알아채는 것.
알아챈 뒤, 조금 더 다른 선택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이 틀렸더라도, 자바카라 대신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것이 멈추는 일이었다.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었다.
매번 새로 연습해야 하는 것이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날, 두 번 멈출 수 있었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