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버려질까 두려웠던 마음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by온기작가

버림받을 것 같다는 공포가 언제부터였는지, 오랫동안 몰랐다.

그냥 늘 그랬다고만 생각했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누군가 조금만 멀어져도 불안해지고, 조금만 연락이 늦어도 마음이 무너지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상담을 받으면서 천천히 돌아가다 보면, 늘 같은 자리에 닿았다.

초등학교 3학년.

그리고 중학교 2학년.

엄마가 집을 나가는 일은 자주 있었다.

특별한 날이 아니었다.

그냥 어느 날 엄마가 없었다.

언제 돌아오는지 몰랐다.

돌아오기는 하는지도 몰랐다.

초등학교 3학년의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몰랐다.

울어야 하는지, 기다려야 하는지,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는지.

아마 아무렇지 않은 척했을 것이다.

그게 가장 안전했으니까.

그런데 몸은 알고 있었다.

누군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곁에 있던 사람이 어느 날 없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예고 없이 온다는 것을.

그 앎이 몸 안에 새겨졌다.

이성이 아니라 감각으로.

중학교 2학년,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무도 없었다.

그것 자체는 낯선 일이 아니었다.

혼자인 집에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그런데 조금 뒤, 외삼촌이 아빠를 업고 들어왔다.

술에 취한 채였다.

아빠는 나를 데리고 집 앞 교회로 갔다.

계단에 앉았다.

그리고 물었다.

엄마 아빠 이혼하면 누구랑 살 거야.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할 수 없었던 게 아니라, 그 질문이 너무 무서워서 몸이 굳었다.

이혼.

그 말이 공기 중에 떠 있었다.

가족이 둘로 갈라지는 것.

누군가를 선택하면 누군가를 잃는 것.

어느 쪽을 선택해도 버려지는 것.

중학교 2학년의 나는 교회 계단에 앉아, 혼자 그 무게를 들고 있었다.

그날 밤, 더 무서운 일이 있었다.

자세히 쓰지 않겠다.

다만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 나는, 부엌으로 갔다.

식칼을 꺼냈다.

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잠갔다.

그리고 그 칼을 안고 잠들었다.

누군가를 해치려 했던 게 아니었다.

나를 지키고 싶었다.

그 집 안에서 나를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나를 지켜야 했다.

그 밤에 엄마는 없었다.

버림받음의 공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이제는 안다.

예고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버텨야 했던 밤들 속에서, 조금씩 새겨진 것이었다.

그 아이를 지금 떠올리면, 화가 나지 않는다.

슬프다.

식칼을 안고 잠든 그 밤, 그 아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기가 아니었다.

그냥 누군가 옆에 있어주는 것이었다.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사람.

오늘 밤은 내가 여기 있을게, 라고 말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 아이는 혼자 칼을 쥐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 떠날 것 같을 때마다, 그 밤의 감각이 돌아왔다.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그 계단에 앉아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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