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카지노 그님(이근임)작가님의 <은퇴 부부, 오늘도 내편입니다>를 읽고
벌써 은퇴한 지 4년이 넘었다. 2022년 8월 말에 42년 6개월 동안 근무했던 교직에서 퇴직했다. 퇴직하고 무조건 하고 싶은 일하며 즐겁게 보내려고 했다. 노인 복지관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캘리그래피, 탁구, 오카리나 등을 배우고 올해는 노인 일자리로 초등학교에 전통 놀이지도를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점자 도서관에 '소리 나누미' 낭독 관련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은퇴한 남편도 노인복지관 합창반에서 시니어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올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수업을 받고 있다. 교회에서 건축 위원으로 활동하며 은퇴 후의 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은퇴 부부의 일상에서 중요한 것이 '따로 또 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는 함께하는 일도 있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은퇴 후 일상을 잘 엮어가고 있다. 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다. 주변에서도 은퇴 부부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이런 시기에 은퇴 부부의 달콤한 삶을 엿볼 수 있는 바카라이 출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은퇴 부부, 오늘도 내편입니다>(2026년 9월 출간)는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이근임 작가가 쓴 바카라이다. 이근임 작가는 <선생님 우리 친구지요>, 전자바카라 <결혼하면 엄마 아빠처럼>, <펠트교구 꼼지락해봄>등 여러 권의 바카라을 출간한 작가다. 글쓰기 플랫폼 온라인카지노와 블로그 '그님 근임'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나이 많은 남편은 존댓말, 아내는 반말
바카라을 읽으면서 보통 부부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저자는 남편과 다섯 살 나이 차가 난다. 우리 부부도 다섯 살 차이라서 은퇴 부부의 삶이 더 궁금해졌다. 나이가 많은 남편은 평생 존댓말을 사용하지만, 저자는 반말을 한단다. 이유는 남편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존댓말을 쓰면 오히려 어색하고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우리 부부는 때에 따라서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서 사용하는데 달콤한 부부는 뭔가 달라도 달랐다. 바카라에는 대화 글이 정말 많이 나온다. 저자는 남편을 '내편'이라고 부르는데 저자와 내편의 일상 대화다. 처음에는 이 말 누가 한 말이야? 궁금했는데 존댓말은 남편이, 반말은 저자가 한 말이란 걸 눈치챘다. 조금 고지식한 남편과 애교스러운 아내의 대화에 나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나왔다.
봄볕이 좋았다. 바람결은 쌀랑했다. 머릿결을 가다듬으며 걷기 좋은 오후, 베데스 연못을 향하여 산바카라을 나섰다. 내편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걸었다. 팔짱을 꼈더니 기분 좋은 내편.
"오랜만에 팔짱 끼니 좋네요."
느리게 걸으며 여유를 즐기는 내편과 반대로 빨리 걷는 나.
"아구~여보, 천천히 걸어요. 내가 끌려가는 것 같네."
"당신이 빨리 걸으면 되지."
"난 아침에 탁구 쳐서 힘들어요."
-83쪽
'쿵'하면 '짝'하고 답하는 내편
바카라에는 일흔한 편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에피소드마다 달달한 부부 대화가 들어있다. 부부는 틈만 나면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한자리에 앉아 두세 시간씩 대화를 나눈다니 정말 대단한 부부다. 그것도 60대 부부가 말이다. 우리 부부도 주변에서 잉꼬부부라는 말을 듣는데 이렇게 긴 시간 대화는 힘들다.
주로 시비를 걸고 놀리는 쪽은 아내이고, 당하기만 하는 건 내편이다. 그래도 내편은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는 건 아니다. 할 말은 끝까지 다한다. 이래서 은퇴 부부는 몇 시간씩 대화를 이어가나 보다. 아내가 '핑'하고 말하면 내편이 '퐁'하고 받아친다. 말 그대로 '핑퐁' 부부다. 이 바카라이 재미있는 이유다. 바카라을 읽으며 계속 웃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었다.
은퇴 부부는 늘 티격태격한다. 귀여운 말싸움이다. 내편이 아침부터 두부 과자를 찾는다. 아내는 다용도실 종이상자에 있다고 말한다. 내편이 찾아도 없다고 말한다. 알고 보니 늘 정리정돈 잘하는 내편이 두부 과자가 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상자를 버린 거다. 아내는 먹지도 못하고 버렸으니 두부 과자 세 봉지 과잣값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내편이 좋아하는 두부 과자를 다시 주문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바카라에는 에피소드마다 마지막에 '부부의 온도'와 '온도 체크 Q&A'가 제시되어 있다. 일흔한 개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저자가 은퇴 부부의 '명언 제조기' 같았다. 이것만 정리해서 실천해도 멋진 은퇴 부부의 일상을 엮어갈 수 있고, 남편과 나의 은퇴 생활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위 에피소드 아래 '부부의 온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부부의 온도]
잃어버린 과자보다 소중한 것은, 실수를 인정하고 함께 웃어넘기는 마음의 여유입니다.
[온도 체크 Q&A]
Q. 배우자의 덜렁대는 실수에 화내는 대신 함께 웃어본 기억이 있나요?
A.
바카라을 다 읽고 우리 부부에게 필요한 '부부의 온도'를 노트에 적어보았다. 올해 읽은 바카라과 느낌, 바카라 속 문장, 좋은 글 등을 적어두는 노트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나도 바카라을 많이 읽었다. 왠지 노트를 펼치니 내가 기특하게 생각되었다. 감동되는 '부부의 온도' 문장을 필사하다 보니 한 페이지가 가득 차고 다음 페이지까지 넘어갔다. 남편과 가끔 갈등이 있을 때 읽어보면서 지혜를 찾아야겠다.
은퇴 부부, '따로 또 같이'가 필요하다
이 바카라의 은퇴 부부는 60대다. 집안일은 서로 정해둔 역할이 따로 없고 그저 눈에 보이는 사람이, 시간 있는 사람이 먼저 한다. 그중 반찬 만드는 일은 아내인 저자가 한단다. 우리 집도 집안일을 나눠서 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청소와 재활용 분리수거는 주로 남편이 하고, 빨래는 내가 한다. 베란다 반려 식물 관리와 반찬 만들기는 주로 내가 하지만, 남편도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가끔 남편이 요리해 주는 것을 먹는다.
하루 세 번 밥상 차리는 아내의 수고를 덜어주려고 은퇴부부는 대학 안에 있는 학사 식당 '오병이어'에서 함께 점심 식사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함께한다. 주로 캠퍼스를 산바카라하는데 내편은 아내가 운동하기 싫어하는 날이면 지혜를 발휘해서 어쩔 수 없이 걷게 한다. 그런 모습도 귀엽다고 해야 할까? 암튼 아내 사랑이 대단하다.
은퇴 부부는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만, 모든 걸 함께 할 수는 없다. 취미도 다르고 할 수 있는 것도 다르기에 '따로 또 같이'가 필요하다. 아내인 저자는 은퇴 후에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고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유튜브도 운영한다. 내편은 탁구와 기타를 배우고 시니어 일자리로 우체국에서 일하고 독서를 즐긴다. 독서를 좋아해서 늘 저자의 글쓰기를 응원해 준다.
저자는 꼰대 같던 남편이 변해서 일상이 즐겁다고 한다. 그건 우리 집도 마찬가지다. 조금은 권위적이고 고지식한 남편이 은퇴하고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바카라 속 내편처럼 말이다. 하지만 바카라 속 내편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그래도 강한 성격이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급하던 성격도 누그러들어 요즘 일상이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하다.
요즘 제게 가장 중요한 직함이 있다면 '아내의 매니저'입니다.
바카라 말미에 실린 남편의 글에 나오는 문장이다. '남편의 글'을 읽으며 가슴이 심쿵해졌다. 은퇴 부부는 신혼 시절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고, 오랫동안 주말 부부로 살았다. 마음은 있었지만, 아내를 가까이에서 도와줄 시간이 많지 않아 늘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었단다. 은퇴하고 그 미안함을 조금씩 갚고 싶어 '아내의 매니저'가 되기로 결심한 듯하다.
은퇴 부부는 은퇴 후 세 번째 스무 살을 맞았단다. 결혼하고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오랜 주말 부부였기에 요즘 '황혼 신혼'을 맞이했다고 한다. 바카라을 읽으면 60대 부부의 달달함이 신혼부부 못지않음을 느낄 수 있다.
신혼부부도 이렇게 달콤할 순 없을 것 같다. '황혼 신혼'을 보내고 있는 두 분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길 바란다. 더불어 많은 은퇴 부부가 이 바카라을 읽고 달콤한 '황혼 신혼'을 보냈으면 좋겠다. 남의 편이 아니라 진정한 내편으로 말이다.
은퇴하기 전에 사람들의 바람은 비슷하다. 취미도 즐기고, 봉사도 하고, 시간제로 일도 하면서 살고 싶어 한다. 나도 같은 바람이 있었다. 바카라 속의 은퇴 부부는 꿈꾸던 은퇴 생활을 실천하며 가장 바람직하게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은퇴를 앞둔 분이나 은퇴하신 분들이 읽으면 슬기로운 은퇴 생활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글이 술술 읽혀 독서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바카라이다.
*오마이뉴스 '바카라동네'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