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손자들과 한 '할아버지 배' 윷놀이대회

큰아들팀과 작은아들팀으로 삼세판 윷놀이, 할머니는 심판, 3대가 즐겼어요

by유미래

추석 연휴에도 쌍둥이 손자 주말 육아는 쉬지 않았다. 쌍둥이 손자가 추석날 저녁에 우리 집에 와서 엄마 아빠와 저녁을 먹었다. 저녁 먹고 집에 가야 하는데 쌍둥이 손자가 아쉬운지 말했다.


"오늘 금요일이니까 할머니 집에서 자고 싶어요."

" 오늘은 잘 준비해오지 않아서 자고 갈 수 없어. 집에 가야 해."


"그래, 지우야. 오늘은 비가 와서 별도 못 보니 집에 가고 내일 와서 자고 가."

"내일 할아버지 생신 축하 파티 하러 올 거니까 잠잘 준비 해서 오자."


"할머니. 내일 저녁은 맑아서 별 볼 수 있어요. 내일 꼭 별 보러 가야 해요?"


그렇게 쌍둥이 손자는 금요일 저녁에 집에 갔다. 손자들 요즘 관심사가 별자리라서 주말에 우리 집에 오면 밤 산바카라하러 가서 별자리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다음날에는 쌍둥이 손자를 데리고 작은아들이 먼저 오고, 큰아들이 손자 준우를 데리고 왔다. 손자들이 자주 만나더니 친해졌다. 쌍둥이 손자도 초등학교 2학년이라서 좀 컸다고 네 살 사촌 동생과 잘 놀아준다. 사촌 동생이 보고 싶다는 애니메이션도 TV에서 틀어주고, 장난감도 가져다 놀아준다. 엄마 아빠만 졸졸 따라다니던 준우도 형들과 잘 놀아서 엄마 아빠가 편해졌다.

추석에 전통 놀이 3종 경기를 준비한 할머니


윷가락과 윷놀이 판

큰아들네는 수원에서 산다. 집에 자주 오지 못하고 명절이나 가족 기념일에는 꼭 온다. 점심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상을 차렸다. 먼저 온 작은아들과 쌍둥이 손자도 같이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 후에 커피를 내려서 아버지 생일이라고 큰아들이 준비해 온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막내 손자 준우는 민트 크림까지 먹는데 입이 짧은 쌍둥이 손자는 아이스크림을 아예 먹지 않았다. 크면 먹겠지만, 내가 너무 음식을 가려 먹였나 싶어 요즘 반성이 된다.


"내가 전통 놀이 3종 경기 준비했는데 케이크 먹은 후에 함께 할까?"

"재밌겠네요. 전통 놀이 도구가 다 있어요?"


"엄마가 요즘 전통 놀이지도 선생님이잖아. 다 있지. 신문지 고리 던지기와 팽이 돌리기, 윷놀이 세 가지인데 어떻게 할까?"

"편 나눠서 윷놀이하면 재밌겠어요."


"그럼 엄마가 심판 보고, 큰아들팀 대 작은아들팀으로 하고 윷놀이 삼세판 해서 이기는 팀은 아버지가 상금을 줄 거야."


이렇게 '할아버지 배 추석맞이 윷놀이대회'를 시작했다. 큰아들팀은 큰아들과 며느리, 준우가 한 팀이 되고, 작은아들팀은 작은아들과 쌍둥이 손자 지우와 연우가 한 팀이 되었다. 쌍둥이 손자는 주말에 우리 집에 오면 한 번씩 윷놀이를 했기에 윷놀이 규칙을 잘 알고 있고, 준우는 어리기도 하고 윷놀이를 처음 하기에 윷가락 던지는 방법만 알려주었다.


드디어 윷놀이 대회가 시작되었다. 각 팀이 구호를 외치고 이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큰아들 부부는 운동선수 가족이라 불굴의 의지를 다졌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오늘 상금은 우승팀에게 1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바닥에 윷놀이할 때 사용하는 담요를 깔고, 윷판을 사이에 두고 심판인 내가 다시 한번 윷놀이 규칙을 알려주었다. 윷가락을 그냥 내려놓으면 안 되고 한 바퀴 돌려서 던져야 하고 담요 밖으로 나가면 낙이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


가위 바위 보에서 지우가 이겼는데 먼저 한다고 해서 지우가 먼저 윷가락을 던졌다. '걸'이 나왔다. 다음은 준우가 윷가락을 던졌는데 하필이면 '걸'이 나와서 잡혔다. 말을 잡힌 지우는 속상했지만, "한 번 더!"를 외치자 처음 윷놀이하는 준우는 신났다. 윷놀이를 처음 하는 준우는 그냥 두 손으로 윷가락을 잡고 던지기만 하는데 '윷'도 나오고 '모'도 나온다. 욕심이 없는 탓일까.


준우가 던진 윷이 '모'가 나왔다.

큰아들팀 대 작은아들팀이 엎치락뒤치락하던 중 말 두 개를 엎어가던 작은아들팀 말이 또 잡혔다. 첫째 판은 큰아들팀이 이겼다. '1대 0'이 되었다. 두 번째 판에서는 말 경쟁이 더 치열했지만, 막내 준우가 또 일을 내서 '두 윷'에 '모'까지 나왔다. 두 번째 판도 큰아들팀이 이겨 '2대 0'이 되었다. 삼세판이라 마지막 판은 작은아들팀이 이겨도 우승은 큰아들팀이었지만, 경기는 이어졌다.


결국 세 번째 판은 작은아들팀이 이겼지만 '2 대 1'로 큰아들팀이 우승이다. 놀이에서 지는 걸 싫어하는 지우는 속상해서 눈물이 찔끔 나오려는지 눈을 꿈벅거렸지만, 울진 않았다. 드디어 시상식, 준우가 할아버지 앞으로 나와서 섰다.


"오늘 윷놀이대회에서는 준우가 우승하여 상금을 수여합니다. 모두 박수!"

"할아버지, 진 팀도 상금 주세요."

"진 팀은 상금 없어요."


상금 받는 준우가 부러웠는지 지우가 할아버지에게 상금을 달라고 말했다. 원래 시합에서는 우승팀에게 상금을 몰아주어야 경쟁심이 더 생겨서 재밌는데 아이들과 할 때는 진 팀도 상금을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 팀은 상금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할아버지가 손자 말에 마음이 약해져서 우승팀은 상금 10만 원, 진 팀도 상금 5만 원을 주었다. 그제야 지우가 웃었다.


1등 상금 받은 손자

행복이 별건가


이번 추석에는 여행을 가지 않았다. 그냥 집에서 준비한 음식을 차려먹고 가족이 함께 보냈다. 그동안 준우가 어려서 하지 못했던 윷놀이를 함께했다. 명절에 처음 해보는 윷놀이였는데 가족 모두 많이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누가 이겨도 괜찮은 시합이었다. 윷놀이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다. 인원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놀이이고, 우리 집처럼 삼대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다.


아이들이 조금 크면 말판을 직접 놓아보게 하면 작전도 세우고 윷놀이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오늘은 큰아들팀이 이겼지만, 돌아오는 설날에는 작은아들팀, 즉 쌍둥이 손자가 이기길 응원한다. 하지만 누가 이겨도 괜찮다. 즐거우면 되니까.


행복이 별건가. 꼭 특별한 일이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그게 행복이었다. 저녁을 먹고 큰아들네와 쌍둥이 아빠가 집에 가고 쌍둥이 손자는 어제 약속한 대로 자고 가려고 남았다. 약속한 대로 밤 9시에 쌍둥이 손자와 핸드폰을 챙겨서 밤 산바카라을 나갔다. 추석 연휴에 보는 보름달이 아름다웠다. 오늘도 쌍둥이 손자와 별자리 앱(Stellarium)으로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며 추석 연휴를 행복하게 잘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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