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로 축하해 주고, 별자리 지도 사주고, 밤 산바카라하며 별자리 관측
지난 8월 22일에 쌍둥이 손자가 한자능력검정시험 8급에 도전했다. 손자들은 초등학교 2학년인데 2학년이 되면서 한자 공부를 시작했으니 6개월 정도 공부하고 시험을 보았다. 아직 어리고 외부 시험 보는 것이 처음이라 가족 모두 실수하지 않고 잘 볼까 걱정했다.
시험장에는 아빠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가서 응원해 주었다. 누가 보면 정말 대단한 시험이라도 치르는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쌍둥이 손자는 우리 집에서는 첫 손주이고 처음으로 외부 시험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손자들에게 아빠는 조금 부담되는 약속이지만, 실수하지 말고 잘 보라는 의미로 말하였다.
"지우 연우, 100점 맞으면 아빠가 소원 한 가지 들어줄게. 실수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험 잘 보고 와."
"지우 연우, 파이팅!"
나도 손자들과 하이파이 하면서 응원했다.
한자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한 손자들
드디어 9월 9일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합격자 발표가 났다. 잘했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았을까 걱정되었다. 합격자 발표일 점심때쯤 며느리가 쌍둥이 손자들이 한자 시험 8급에 합격했다며 가족 단체방에 다운로드한 자격증서를 올렸다. 두 명 다 합격해서 정말 기뻤다. 한자 시험 보고 온 날 우리 집 베란다에서 활짝 핀 난꽃을 발견했다. 난꽃이 피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니 손주들 합격 소식을 가져다준 것 같다. 그런데 점수도 궁금하여 며느리에게 점수를 알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보내온 채점표를 보니 한 명은 60문항 모두 맞아서 100점이었고, 한 명은 한 문제가 틀렸다. 검토까지 했다고 하더니 점수까지 잘 받았다. 기특한 손자들이다. 아빠가 약속한 100점 선물은 한 명만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누군가. 손주 바라기 할머니 아닌가. 손자 한 명은 내가 선물을 사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말이 되기만 기다렸다.
집에서 손자들이 오기 전에 한자 시험 8급 축하 파티를 준비했다. 마음 같아서는 현수막을 만들어 걸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색 도화지에 '축 합격'을 써서 식탁 뒤쪽 벽에 붙이고 케이크도 사 왔다. 폭죽까지 준비해서 축하 파티를 완벽하게 준비해 놓고 손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집에 온 아들이 벽에 붙은 축하 문구를 보더니 좀 과하다 싶었는지 말했다. 그 말에 다 같이 웃었다.
"어머니, 누가 보면 한자 시험 8급이 아니라 공무원 시험 8급에 합격한 줄 알겠어요."
"흐흐, 할머니 마음이야."
처음에는 손자들이 "할머니, 생일도 아닌데 촛불은 왜 꺼요?"라고 말하더니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합격 축하합니다. 합격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지우 연우, 합격 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러주었는데 손자들도 즐거운지 한 번에 촛불을 껐다. 시험에서 중요한 시험, 덜 중요한 시험은 없다고 생각한다. 시험은 모두 중요하고 합격하면 기쁜 일이다. 첫 시험에 합격한 쌍둥이 손자가 다음에는 7급 시험에도 도전한다고 했다. 이번 시험으로 자신감이 생긴듯하다.
한자 시험에 합격한 손자 소원 들어주기
100점 받은 연우는 약속한 대로 아빠가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고 지우가 한 문제 틀렸지만, 할머니가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기로 했다. 요즘 손자들 관심사가 별자리 이야기다. 별자리를 어느새 거의 다 외워서 나에게 별자리 이야기를 해준다. 손자들이 별자리에 관심 있어서 손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지난주에 도서관에서 <밤하늘 별자리 이야기> 바카라을 대출해 왔다. 바카라을 읽고 나니 나도 별자리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지우야, 할머니가 지우 소원 한 가지 들어줄게. 지우가 말해봐."
"할머니, 북반구 남반구 별자리 모두 볼 수 있는 별자리 판 사주세요."
"지우야, 별자리 판 가지고 싶구나. 할머니랑 같이 검색해 보자."
"할머니, 한 가지 소원이 또 있어요. 할머니 집에 오면 밤마다 별자리 보러 밤산바카라 나가요."
"좋아. 할머니가 소원 들어줄게."
이렇게 해서 별자리 판(3D 입체 별자리 지도)을 검색해 가족 단체방에 올려서 아들과 며느리에게 괜찮은 건지 확인받고 주문해 주었다. 입체 안경도 들어있고 형광 별 스티커도 들어 있어서 꾸미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별자리 판은 주말 지나 화요일에 도착해서 아무래도 다음 주에 손자들이 오면 가지고 놀 수 있을 거다. 지우 연우가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이제 지우의 두 번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주말에 손자들이 오면 밤 산바카라을 나가려고 한다. 여름 들어서며 날씨 좋은 밤에는 가끔 나가서 별자리를 관찰했었다. 그게 재미있었나 보다. 주말에 날씨가 좋아야 별이 보일 텐데 주말마다 구름 없는 맑은 날이 되기를 바란다. 다행인 건 우리 아파트에서도 날씨가 좋으면 꽤 많은 별자리를 볼 수 있다. 아들이 날씨 좋은 날 강화도 천문과학관에도 데려간다고 하니 나도 기대된다.
손자들이 첫 외부 시험에 합격해서 참 좋다. 마치 내가 합격한 것처럼 기쁘다. 아니 더 기쁘다고 해야 맞을 거다. 다음에는 한자 시험 7급에도 도전한다고 하니 즐겁게 한자 공부하면 좋겠다. 손자들이 한자 공부하면서 어휘를 이해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한자 시험 7급에 합격하면 또 다른 축하 파티를 해 줄 거다. 손자는 뭘 해도 기특하고 예쁘고 자랑스럽다. 손자들이 늘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생활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