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 고리 던지기, 산가지놀이 등.. 간단한 도구로 만드는 전통 놀이
주말마다 쌍둥이 손자가 오면 '이번 주말에는 뭐 하고 놀까?' 하며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손자들은 주로 금요일 저녁에 데려오는데 저녁 먹고 주로 집에서 놀다 자지만, 가끔 밤 산바카라을 나가서 별구경도 하고 동네 한 바퀴를 돌기도 한다. 토요일에는 날씨에 따라서 이웃에 있는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근린공원에 가서 잔디운동장에서 공을 차기도 한다.
때론 킥보드를 타고 아파트 한 바퀴를 돌고, 놀이터에서 그네 타며 놀기도 한다. 지하철 타는 것을 좋아하는 손자들을 위해 가끔 인천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종점에서 종점까지 다녀오기도 하고, 인천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보고 오기도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손자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편이다.
지난주에는 비 예보도 있었고, 고온다습한 기온으로 바깥 놀이가 어려웠다. 이럴 때 손자들과 하는 놀이가 있다. 나는 올봄부터 노인 일자리로 전통 놀이지도 선생님이 되었다. 한 학기 동안 초등학교에서 전통 놀이를 지도하다 보니 집에 전통 놀이 도구가 많아졌다.
신문지로 만든 고리 던지기
전통 놀이 도구는 쌍둥이 손자 방에 보관하는데 서랍장에만 보관하던 전통 놀이 도구들이 많아져서 서랍장 위쪽까지 올라왔다. 쌍둥이 손자가 주말에 집에 오면 전통 놀이를 한두 번 하는데 이번 주에 집에 온 손자가 고리 던지기를 가져오며 궁금해했다.
"할머니, 이거 뭐예요? 처음 보는 거네요."
"그거 신문지로 만든 고리 던지기인데 가지고 놀까?
" 빨리 해 보고 싶어요."
8월에는 초등학교도 방학이라서 수업이 없다가 지난주부터 전통 놀이 수업이 시작되었다. 8월에는 2학기 수업을 준비하는 수업 연구 기간으로 노인 복지관에 모여서 전통 놀이 도구를 만들었다. 보통 신문지나 양말목, 나무젓가락 등 전통 놀이 도구는 새활용으로 만드는데 이번에 개발한 전통 놀이는 신문지로 만든 고리 던지기다.
신문지를 반으로 접어서 스프레이로 물을 살살 뿌린 뒤 긴 쪽과 짧은 쪽 두 가지 방법으로 돌돌 말은 후 꼬아서 큰 고리와 작은 고리를 만들었다.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면 신문지가 찢어지지 않고 잘 말린다. 잘 꼬아진 신문지를 양말목이나 테이프로 말아서 단단하게 만들고, 테이프로 고정하여 고리 던지기에 사용할 동그란 고리를 만든다.
고리 던지기 놀이는 고리(링)와 고리를 던져서 걸 막대 봉이 필요하다. 우리 집에는 막대 봉이 없어서 검정콩을 담아둔 페트병을 사용했는데 물을 넣은 2L 페트병을 사용해도 된다. 처음에는 1m 정도의 거리에서 던지기를 했는데 처음 하는데도 쌍둥이 손자 중 연우가 잘했다. 고리가 봉에 걸려 성공할 때마다 나도 손자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할머니, 성공하면 굿(Good!)이라고 말해주세요."
"알았어. 연우가 던져봐"
연우가 이번에도 성공했다.
"우와! 연우 또 성공이네. 굿!"
"할머니, 작은 고리 성공하면 이번에는 엑설런트(Excellent!)라고 해주세요."
"우와! 연우가 작은 고리도 성공했네. 엑설런트!"
이렇게 거리를 조금씩 늘려서 고리 던지기를 하였다. 성공할 때마다 '굿과 엑설런트'로 응원해 주었더니 더 신나서 했다. 손자들이 어학원에 다니는데 영어도 재미있게 공부해서 기특하다. 쌍둥이인데 연우는 잘했는데 지우는 번번이 실패했다. 지우가 기죽지 않게 용기를 북돋아 주며 했다. 쌍둥이지만 공간 지능이 다른 것 같다. 이렇게 고리 던지기 하며 한참 놀다가 쉬었다. 아이들은 같은 놀이를 오래 하지 못한다. 놀이가 싫증 나면 다른 놀이로 넘어가야 한다.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산가지놀이
여러 가지 전통 놀이 중에서 손자들이 좋아하는 놀이가 산가지놀이다. 산가지놀이는 셈을 할 때 쓰던 짧은 댓개비(산가지)로 문제를 내고 푸는 민속놀이였다. 산가지는 원래는 숫자를 세는 도구였으나 주판이 보편화되면서 아이들의 놀잇감으로 변했다고 한다.
산가지는 셈을 위해 대나무, 수숫대, 싸리나무 등을 짧게 깎아 만든 막대기인데 '셈하다'의 ‘산(算)’과 나뭇가지의 ‘가지’가 합쳐진 말이다. 전통놀이 수업에서는 나무젓가락으로 산가지를 만든다. 둥근 것은 안 되고 납작한 사각형 모양 젓가락만 반으로 잘라서 사용한다. 전통 놀이 선생님들은 산가지를 50개 정도 만들어서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가지고 다니면서 놀이에 사용한다.
손자들과 산가지놀이 할 때는 산가지를 쌓아서 젠가처럼 한 개씩 쓰러트리지 않고 빼는 놀이를 한다. 다음에는 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인데 원통에 꽂아 놓은 산가지를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숫자만큼 꺼내는 놀이다. 산가지를 꺼낼 때 원통이 쓰러지면 안 되어서 조심해서 꺼내야 한다.
집에서는 층간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천으로 된 커다란 주사위를 사용하는데 활동성이 큰 손자들은 서서 주사위를 높이 던지며 논다. 또 다른 놀이는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숫자만큼 산가지를 가져가는 놀이로 산가지를 많이 가져가면 이기는 게임이다. 이 외에도 바닥에 산가지를 흩뿌려놓고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숫자만큼 옆에 있는 산가지를 건드리지 않고 가져가는 놀이도 한다.
손자들과 집에서 온종일 노는 일은 쉽지 않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신문지로 고리도 직접 만들고, 나무젓가락에 네임펜으로 무늬도 꾸며서 만들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쌍둥이 손자는 만들기에는 관심이 없어서 주로 내가 만든 도구로 노는데 윷놀이도 좋아해서 셋이서 가끔 윷놀이를 하며기도 한다. 오늘도 손자들과 놀이하며 정말 많이 웃었다. 10년은 젊어진 기분이다. 손자들이 있어 정말 행복하다.
이번 주는 비도 내리고 더워서 바깥 놀이 대신 집에서 전통 놀이로 재미있게 놀았다. 물론 핸드폰도 하고, TV도 보면서 놀았다. 주말마다 손주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다.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이라서 거의 매주 우리 집에 오지만, 학년이 올라가면 바빠져서 자주 만나지 못할 수도 있을 거다. 손자들과 함께 할 수 있을 때 즐겁게 놀며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손주 육아하는 가정에서도 전통 놀이로 손자들과 즐겁게 놀며 추억을 쌓기 바란다.
*제목은 달라도 내용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