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밤 9시, 직녀성, 북극성, 카시오페이아 등 별이 반짝반짝
8월 22일(토) 저녁 8시, 아파트에서 안내 방송이 나왔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매일 한두 번은 방송한다. 주로 층간 소음이나 실내 흡연에 대한 주의 사항이 많고, 인구 조사나 수목 소독 등 주민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이다. 이 날은 '에너지의 날' 소등에 대한 안내 방송이었다. 방송은 소등 전 8시 50분에 한 번 더 나왔다.
안녕하세요. 게시판에 공고해 드린 것처럼 '에너지의 날'을 맞이해서 잠시 후 9시부터 9시 10분까지 10분 동안 전등 소등 부탁드립니다.
-아파트 관리실 방송 내용 중
'에너지의 날'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에너지 절약을 직접 실천하기 위해 2004년에 지정된 날이다.
주말이라서 쌍둥이 손자와 저녁 먹고 씻고 잘 준비하고 TV를 보고 있었다. 오늘이 '에너지의 날'이란 걸 깜빡 잊었다. 평소에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아서 작은 실천을 하고 있었는데 에너지의 날을 잊다니 부끄러웠다.
게시판에 공고했다는데 평소에 게시판을 잘 살피지 않은 것도 불찰이었다.
"할머니, 오늘이 에너지의 날인가요?"
"지우가 핸드폰으로 검색해 봐."
"할머니, 매년 8월 22일이 에너지의 날이고 9시부터 10분 동안 불을 꺼야 한대요."
"우리도 9시에 불 꺼야겠네."
"할머니, 불 끄고 별 보러 나가면 안 돼요?"
주말에 손자들이 오면 별 보러 밤산바카라을 자주 나갔었는데 요즘 비 오는 날이 많고 밤에도 열대야로 더워서 별 보러 나가지 못했다. 시민기자이기에 아파트 주민들이 소등 행사에 동참하는지도 궁금하고, 어두워지면 별도 잘 보일 것 같아서 손자들과 불 끄고 별 보러 가자고 약속했다.
'에너지의 날' 소등에 참여하는 마음
저녁 8시 55분, 우린 '에너지의 날 소등 행사'보다 5분 일찍 불을 끄고 밖으로 나갔다. 다른 집에서도 불 끄기 행사에 동참할지도 궁금했다. 9시가 되었는지 아파트에서 한 집 한 집에서 불이 꺼졌다. 100% 모든 집이 소등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80% 이상은 참여해 주었다.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나이기에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에너지 절약에 참여하는 우리 아파트가 자랑스러웠다. 소등하지 못한 가구는 아기가 어리거나 다른 사정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에너지의 날 소등 행사는 전국 단위 행사인데 홍보 부족인지 참여하지 못한 가정도 많을 거다. 우리 아파트 이웃에 있는 아파트를 쳐다보았는데 불 끈 가구가 거의 없었다. 우리 아파트처럼 방송을 통해서 아파트 단위로 참여해 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이런 중요한 행사를 방송에서도, 지자체에서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었으면 많은 국민이 동참하지 않았을까 아쉽다.
에너지의 날을 대표하는 캠페인은 '불을 끄고 별을 켜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전국 소등 행사다. 잠시 불을 끄는 작은 행동을 통해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를 돌아보고 에너지 절약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는 취지라고 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건물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여름철 실내온도를 1℃ 높일 때마다 에어컨 소비 전력이 약 7~10%까지 절감된다고 하고, 전기요금 역시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그러며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를 25~28℃로 설정하라고 한다.
올여름도 정말 무덥다. 기후 위기가 왔다며 이상 기후라고 하고,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가 되었다고 한다. 에어컨 없이는 지내기 어렵다.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밤 9시부터 10분간 소등 행사에 동참하는 것은 전력 소비를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실천은 기후 위기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지키고 소중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거다. 즉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여 지구를 지키는 큰 힘이 된다.
손자들과 '불을 끄고 별을 켜다'
불 끄고 밖으로 나왔는데 다행히 구름이 많지 않았다. 별자리 박사 손자가 하늘을 보더니 오늘도 베가(직녀성)를 가장 먼저 발견했다. 베가를 가리키며 "할머니, 베가 잘 기억하세요."라고 말한다. 귀여운 손자다. 다음에는 내 눈에는 희미하게 보이는데 카시오페이아 자리란다. 한 달 사이에 별자리가 이동했음을 느낀다. 우리 동에서도 카시오페이아와 북극성이 보였다.
잠시 우리 동 앞에서만 별을 보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손자들이 안 된다며 아파트 한 바퀴를 돌고 가야 한단다. 할머니는 손자를 이길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아파트 한 바퀴를 돌며 별을 보았다. 소등으로 아파트가 캄캄하니 별이 더 잘 보였다. 거기다 오늘따라 반달이 예쁘게 떠 있었다. 눈으로는 선명하게 보였는데 사진으로는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처서가 지나서인지 날씨가 많이 덥지 않았다. 바람도 솔솔 불어서 아파트 한 바퀴 돌며 별 구경하기에 그런대로 좋은 날씨였다. 요즘 손자들이 별자리에 관심이 많아서 얼마 전에는 강화도 천문과학관에 아빠와 다녀왔다. 과학관에서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작은곰자리의 북극성, 카시오페이아자리, 거문고자리의 직녀성, 독수리자리의 견우성, 백조자리 등을 관찰했다고 하며 다음에 또 가고 싶단다. 다음에 갈 때는 할머니도 꼭 함께 가자고 했다.
오늘 에너지의 날 소등 행사에 동참하며 오랜만에 나간 밤 산바카라으로 쌍둥이 손자들과 별자리를 관찰하며 좋은 시간을 가졌다. 손자들에게도 에너지 절약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도 새긴 하루였다. 내년 에너지의 날에는 더 많은 국민이 소등 행사에 참여하길 바란다. 작은 관심만 있어도 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며 평소에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