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낀 화장실, 남편의 '요술 청소'로 해결했습니다

락스와 두루마리 휴지로 깨끗하게 청소, 환기가 중요합니다

by유미래

*7월 초에 오마이 뉴스에 송고한 기사인데 계속 작가의 서랍에 머물러 있어서 꺼내보았습니다.



같은 아파트에 오래 살다 보니 중간에 도배도 다시 하고 주방 싱크대나 욕실 등은 리모델링을 하게 된다. 우리 집도 같은 아파트에서 26년째 살고 있어서 몇 년 전에 리모델링을 하였다. 욕실 리모델링은 6년 정도 된 것 같다.

지난 6월 28일이 내 생일이어서 오랜만에 큰아들과 며느리가 27일 토요일에 손자를 데리고 온다고 했다. 집에 손님이 오면 늘 신경 쓰이는 것이 욕실이라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욕실 청소다. 우리 집은 거실 쪽에 있는 욕실과 침실에 딸린 욕실이 있다. 남편과 둘이 살아서 거실 쪽 욕실은 주로 남편이 사용하고, 침실 욕실은 내가 사용한다. 물론 청소도 각자 알아서 한다.


큰아들네는 손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욕실 청소는 깨끗하게 해야 할 것 같아서 금요일에 거실 쪽 욕실 청소를 하러 들어갔다. 원래는 남편 담당이지만, 아들 내외가 손주를 데리고 오니 깨끗하게 청소하고 싶었다. 바닥을 닦고, 변기와 세면대, 거울 등을 닦았다. 청소를 깨끗하게 한다고 했는데 변기 아래에 있는 실리콘에 거뭇거뭇 낀 곰팡이가 지워지지 않아서 영 신경이 쓰였다.

욕실 청소, 락스와 두루마리 휴지만 있으면 다 됩니다


남편에게 챙겨준 청소용품


"여보, 변기 아래 실리콘을 바꾸어야겠어요."

"그러려면 실리콘을 뜯어내고 코킹을 다시 쏴야 하는데 내가 요술 부려 볼게요."

"요술요?"

"집에 락스 있지요. 락스와 위생장갑만 가져다줘요."


락스와 위생장갑을 낀 남편이 마스크까지 쓰고 욕실에 들어가더니 한참만에 나왔다. 욕실 문을 열어보니 락스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남편이 어떤 요술을 부렸을지 궁금해서 욕실을 둘러보니 변기 아래에 물에 적셔진 것 같은 두루마리 휴지가 띠처럼 둘러 있었다. 그 옛날 친정엄마가 떡을 찔 때 떡시루에 밀가루 반죽을 입힌 것처럼 둘러 있었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휴지를 락스에 적셔서 변기 아래쪽 실리콘에 둘러주었다며 한나절 지난 후에 걷어낸다고 하였다. 락스 냄새가 나서 거실 창문을 앞뒤로 활짝 열어놓고 환기까지 시켰다. 정말 남편이 요술을 부려서 실리콘 곰팡이가 없어질까 궁금해졌다.


토요일에 큰아들네가 오면 외식할까 하다가 어린 손자 세 명을 데리고 음식점에 가는 것도 번거로울 것 같아서 내가 잘하는 돼지고기 묵은지 찜과 손주들에게 먹일 불고기 등 몇 가지 음식을 만들려고 집 앞 마트에 다녀왔다. 장을 봐와서 불고기를 재우고 오이지도 무치고 시금치 무침도 하다 보니 몇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요술을 부린 듯 실리콘이 깨끗해졌다.

내가 음식 만드는 동안 남편이 락스 묻은 휴지를 걷어냈다. 나보고 욕실에 와서 요술 부린 것 좀 보라며 부엌에 있는 나를 불렀다.


"여보, 어때요? 내가 요술 부린 것 맞지요?"

"어머! 어떻게 된 거예요? 실리콘이 새것처럼 깨끗해졌네요."

"나도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깨끗해질지 몰랐어요."


정말 남편이 요술이라도 부린 것처럼 변기 주변 실리콘이 깨끗해졌다. 실리콘을 뜯고 다시 코킹을 쏘려면 돈도 꽤 많이 들 텐데 락스와 휴지로 새로 공사한 것처럼 깨끗해졌다. 아낀 돈을 달라는 남편의 애교에 이왕 시작했으니 침실 화장실에도 요술을 부려 달라고 부탁했다


욕실 바닥 얼룩 제거


침실 화장실은 거실 화장실보다 나중에 공사해서 변기 실리콘은 괜찮은데 세면대 위쪽 실리콘과 바닥 타일 사이가 조금 누레져서 신경이 쓰였다. 늘 깨끗하게 닦는다고 해도 물을 많이 사용하는 욕실이라 늘 물때가 낀다. 이것도 락스와 휴지로 될까 궁금했는데 물때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락스가 요술을 부려주었다. 남편은 가끔 나를 놀라게 한다. 지난번에 지퍼백 재활용도 그렇고, 이번에 욕실 청소도 그렇고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세면대 위쪽 실리콘 물 때도 깨끗하게 제거되었다.


남편이 부린 요술, 나도 해 보았다


나는 염색을 자주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혼자서 염색하는 것이 서툴다. 요즘 샴푸처럼 머리에 발라두었다가 5분 정도 후에 감으면 물드는 염색약이 있어서 그나마 집에서 셀프 염색이 가능하다. 6월에 조카 결혼식이 있어서 정말 오랜만에 염색했다. 늘 조심한다고 해도 염색하고 나면 여기저기에 묻는다. 염색약은 세재를 묻혀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욕조나 욕실 바닥에 군데군데 흑갈색 염색약이 묻어있어서 얼룩이 져서 보기 싫다.


세면대 실리콘과 바닥 틈새 얼룩은 락스로 없어졌는데 염색약도 지워질까 궁금했다. 왠지 나도 요술을 부려 보고 싶었다. 마스크를 쓰고 위생장갑을 끼고 락스를 들고 욕실에 들어갔다. 두루마리 휴지에 락스를 듬뿍 묻혀서 욕조 위에 묻어있는 염색약 얼룩 위에 올려놓았다. 저녁에 씻으러 들어가서 위생장갑을 끼고 락스 묻은 휴지를 거둬냈더니, 어머, 요술을 부린 것처럼 얼룩이 감쪽같이 없어졌다. 정말 신기했다. 이젠 염색할 때 염색약이 떨어질까 봐 신경 안 써도 되겠다.


욕조 상단의 염색 얼룩도 말끔하게 지워졌다.


여름에는 더워서 샤워를 자주 하게 되니 물을 많이 쓰게 된다. 욕실에 물 때나 곰팡이가 많이 생길 수 있다. 타일 사이 틈이나 변기 아래 실리콘, 욕조 주변 등, 세제로 지워지지 않는 물 때나 곰팡이가 피면 락스와 두루마리 휴지를 사용해서 청소하면 되겠다.


청소할 때는 락스가 독해서 꼭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끼고 하길 바란다. 어린이 손에 닿지 않게 하는 것도 꼭 지킬 일이다. 락스 냄새로 두통 등이 올 수도 있으니 환기도 중요하기에 흐린 날보다는 맑은 날 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올여름 우리 집 욕실 청소는 락스와 두루마리 휴지만 있으면 가능하니 "청소 끝!"이다.


욕실이 깨끗해지니 마음마저 후련하다. 락스 냄새가 오래가 손자가 왔을 때 락스 냄새날까 봐 걱정했는데 다음 날 락스 냄새는 싹 가셨다. 전날 환기를 잘 시킨 덕분일 거다. 욕실 청소를 깨끗하게 해서인지 아들 며느리 손자가 토요일에 왔는데 더 반갑게 느껴졌다. 토요일에는 손자 세 명이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촛불도 꺼주어 행복한 생일 파티가 되었다.


https://omn.kr/2ixbj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일흔 넘은 남편의 건강검진, 두 손 모아 기도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