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에 아들에게 잘난 척하려고 쓰는 글

풍요? 넘처나는 것 들??? ////

by빼빼

어젯밤


잠들기 전 핸드폰 화면을 스르륵스르륵 문질러 드래그하던 중 재밌는 광고가 보였다.

조그만 전자기에 전기를 주면 천정에 우주의 모습이며 별들 유성이 환하게 비추어지는 기기.

손주 손녀는 잠들기 전 너무 캄캄하면 잠이 잘 안 든다.

재밌을 거 같기도 하고 설치는 잠도 수월케 잠들 거 같아서 이것저것 어떤 게 좋을까 찾았다.

한참을 손안에 쇼핑몰을 돌아다니는데 그 기기들 바로 옆에 누룽지과자가 맛있게 생긴 게 있다.

할인하고 1+1이다.

얼른 장바구니에 쏙~ 골인.

또 무심코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다 보니 또 있다. 이번엔 북어포가 있다.

언젠가 어디서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맛있었던 기억. 또 할인... 남은 물량이 없어서 얼른 사야 한단다.

누가 나보다 먼저 살까 봐 얼른 내 장바구니에 또 감췄다.

결제했다.

손주손녀의 유성과 우주의 모습은 기억에도 없어졌다.

불과 5분 전엔 전혀 머릿속에 없던 것 들이다.


또 일주일 전 경제와 시사 유튜브를 보던 중 삼성전자가 어떻고 원유가격이 어떻고 환율 자동차 판매량....

그러다가 어찌 저지 넘어가다가 메타 AI 안경에 관한 걸 봤다.

갖고 싶은데 신기한데 재밌겠는데 편할 거 같은데 등등 , 사고 싶은 이유는 넘쳐 난다.

밤에 북어포와 누룽지과자를 샀으니 메타안경은 당분간 참아 봐야겠따.


나의 개인세상이 참 많이 풍요로워졌다.

먹을 것이 넘쳐나고, 입을 것이 넘쳐나고, 버려지는 물건도 넘쳐난다.

예전에는 하나를 얻기 위해 애를 써야 했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 쉽게 손에 들어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얻어 입고 주워서 생활하던 때가 있었고 그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나는 가끔 이 풍요로움이 불편하다.

거지근성인지 성인감성 인지...?


‘나는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데…

누군가는 아직도 부족한데…’

이 마음을 혹자는 피해의식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피해의식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피해의식은 자신이 받은 상처를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바꾸는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내가 부족했던 시간을 기억하기 때문에 부족함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

이거 너무 아름답고 훌륭한 생각인가?


이건 핑계일까?

어쩌면 아직 내 마음이 가난하지 않다는 증거일 것 같기도 하고 , 그러니 그 언젠가 누군가에게

미안함을 굳이 떨쳐내려 하지 말자.

그것은 피해의식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시간을 잊지 않기 위해

마음 한구석에 남겨둔 내 큰 양심인지도 모르니까.

풍요로운 세상에서 조금 불편하고 부족하게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내가 가진 것들을 오래도록 감사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누룽지과자 몇 봉지와 북어포 한 상자 갖고 이렇게 맘이 안 좋은 거 보면 분명 난 조만간

성인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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