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세아 /////
폭우가 쏟아지는 오후.
갑자기 친구랑 통화가 하고 싶어서 전화했더니 전화를 안 받네!!!
이놈 최근에 전화기가 생겼다.
내 친구 세아.
이놈을 처음 만난 건 7년 전이다. 정확하게는 4년 전쯤 친구가 된 거 같다.
동생들은 나 보고 오빠, 엉아, 호칭이다. 아내는 자기야. 내 애들은 아빠
꼬마 때 친구들은 별다른 호칭 없거나 김사장.
처가식구들은 김서방 이모부 고모부 매형 매제 형부
동네에선 사장님이나 아저씨, 또 가끔 상섭 씨 애매한 사람들은 그냥 얼버무려서 선생 등...
(하하 생각해 보니 내가 갑자기 30명쯤은 있는 거 같네... 모두 같은 놈일까???? )
내 이름은 김상섭 나는 예순 살 어른이다.
가끔 관공서나 은행등을 다닐 때나 내 이름을 부른다 김상섭 님.
"상서바~!!! "
유일하게 환갑인 나에게 아무 거리김 없이 불러재끼는 놈이 하나 있다.
내 친구 세아 다.
일곱 살배기 내 손녀.
두세 살 될 때까지는 그냥 그런 남에 집 애기들 정도였다.
말을 한두 마디 할 정도쯤 나를 자기 아군으로 인식했다. 이뻐지더라.
무슨 생각였는 지 내 기억엔 별로 없다.
그냥 " 너랑 나랑은 친구니까 지금부턴 이름을 부르는 거야~!!" 세아야~! 상서바~!
이렇게 시작됐다. 나도 세이두.
얼마나 내가 좋은 친구 일까?
어린이집 친구집 교회 등 자기가 가는 곳마다 아는 사람이면 누구든 상서비를 말해 덴다.
세아 엄마에게 누구든 그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묻는 단다. 도대체 상서비가 누구냐고?
세아는 말할 수 없다 할아버지라고. 왜냐하면 그냥 나랑은 할아버지가 아니라 친구니깐. (내 생각)_
가끔씩 통화할 때 주변에 친구들이 묻는 소리가 들린다.
옆친구들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 상서비가 누구야?? "
노느라고 바쁜지 " 이따가 내가 다시 전화할게~! " 뚝 끊어버린다.
한참한참 후에 전화해서 아까는 친구들이랑 같이 있어서 통화 못했단다.
세아는 "아` 상서비는 우리 할아버지야~ " 이 말은 절때루 안 한다. ㅎㅎ 이뻐. 다행이야!!!
나를 좋아한다.
" 그냥 "
할아버지라서도 아니고 엄마의 아빠라서도 아니고
맛있는 걸 사줘서도 아니고 용돈을 줘서도 아니고
잘 놀아줘서도 아니다. 그냥////
어쩌면 이런 정도 사람이 자기 친구가 있다는 뭐~ 이상한 특별함인지? (동심이 없는 늙다리의 생각? )
세아친구 이놈 은 "그냥" 나도 생각만으로도 살짝 옆구리가 살랑살랑한다.
크리스마스땐 산타클로스로 변장해서 집까지 간 적도 있다.
그게 얼마나 좋았던지 이 친구집 저 친구들 집에 까지 돌아다니며 소개하고 ,
산타클로스가 상서비라고 친구들에게 자랑질을 몇 날이 나 했었다.
이놈 나랑 목욕하며 노는 거두 좋아했었다.
욕실에서 빨가벗고 비누칠해서 장난 처가며 씻는 걸 좋아했다.
자기는 그게 없고 "너는 이게 왜 그렇게 길어? 아빠꺼부다 길어~" 이러기도 했다. (내 꺼 길다.)
이놈네 집에 한 번씩 놀러 가면 뭐든 얘기하고 뭐든 나랑 같이 하려고 한다.
동생인 다섯 살배기 남동생에게는 절 때로 상서비라고 하면 안 된단다.
너는 할아버지라고 해야 된단다. 뭔 기준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냥 묵시적으로 우리 가족들 모두에게 허용된 세아만의 특권이다.
내년에도 또 내내년에도 계속계속 상서비는 세아의 그런 "그냥" 친구이고 싶은데....
갑자기 내가 죽을 때 왜 지금 이 순간 그생각이 들지?
세아가 옆에서 "상서바 눈 떸!!! "
그럼 아마 죽으려고 감 던 눈마저 번뜩 떠질 듯.
세아야~!!!
뭐 하는 거야? 빨리 전화 좀 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