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에 아들에게 잘난 척하려고 쓰는글

하기 싫은일들..../////

by빼빼


노자선생은 타인과 다투지 말라고했다.

수준 이 이런지라 더도 덜도 아니고 딱 ~

내식대로 이해한다.

난 아들이랑 글에 대해서 다투려고 안 할란다. 10년 전처럼.



되게 볼폼없는 글 또 앞뒤도 없고 이생각나면 이걸 쓰고 저생각나면 또 쓰고 ,

어제 글과 이어지는 거 같지만 또 아니고 며칠 전에 쓴 글하고 이어지고 그런다.

내가 뭘 믿고 이렇게 용기 크게 써 대는 지 원...

딱 10년 전에두 내가 그랬었네!!!





2016년 어느 날 일기.


하기 싫으면 일단 먼저 하자.


나는 천성이 게으르다. ( 자꾸보니까 이게 뵈기가 싫으네 )

뭐 사실이니까.

또 이기적이며 이타적인 마음이란 눈곱 만큼도 없다.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부터 집에서는 가출 학교에서는 땡땡이를(이거두 뵈기싫으네) ,

남들 가족생활과 학교생활을 하는 만큼 일상으로 살았다.
당연히 봉사와 희생정신을 교육받지도 않았다.
그 무렵부터 몸에 밴 나태와 게으름은 (뵈기싫음 3)나이 50이 지난 지금도 나를 지배하고 있다.

나는 게으름이 여유인 양 찬양한다. "버틀란트 뤄쉘에 게으름대한 찬양"

이걸 난 찬양한다.(물론 당연히 내꺼랑은 좀 차이가 있다.)


어느 나태하고 게으른 날.

그냥 그런 날이었다.

그날도.
엊그제도 어제도 그랬던 거처럼 집에 오면 방구석에 처박히고 또 이불속에 처박혔다.

물론 놀다 들어온 것.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내가 집안일하는 걸 퉁명스럽게 힘겨워하는 티를 낸다.


아들은 백수였다. 지금도 백수.(뵈기싫음 4)
나도 백수였다.

지금이걸 쓰고있는 난 작가다.

아빠백수 아들백수 둘은 아내의 눈치를 본다.

아내의 힘겨워하던 집안일의 여파가 나는 아들에게로 가길 바라고 있었다.

갑자기 아들백수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한다.

그날 후로도 며칠을 그놈이 설거지를 했다.

뭐지 (?) 저놈이 집에서 백수로 지내는 게 꽤 바늘방석인가?
산더미처럼 설거지가 쌓여있던 그날.


그날은 참 나에겐 이상한 날이다.

그 백수놈은 컴퓨터만 하면서 설거지는 당최 쳐다볼 생각도 안 한다.

아마도 컴퓨터 안에 있는 저 괴물을 쳐부수지 않으면 우리 가족이 잡혀 먹힐지도 모른다는,
어떤 두려움 때문에 그 일이 우선인 듯싶다.


우리 집은 옥탑방이다.

얼기설기 대충 증축한 집이라 구조가 별도다.

집구조상 설거지가 쌓여있는 싱크대를 지나서야 화장실에 갈 수 있다.

난 이 구조 진짜 싫다.
화장실 갈때 싱크대에 설거지거리가 많이 있으면, 하기는 싫은데 마음에 부담은 된다.
이런 경우를 아무렇지도 않게 참아내는 우리남자 놈들은 정말 대단한 거 같다.

오줌이 마렵다.
오줌이 마려워 죽겠는데 참고 있다.

방광에서 오줌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한 두 방울 밀어낼 무렵 할 수없이 이불속에서 나왔다.

그 지나가기 싫은 싱크대 앞을 지나가는데 마음속에 아령만 한 부담을 들어 올리며 화장실에 갔다.

잠깐이다.

정말 잠깐 시원하게 소변을 보는데, 문득 "설거지 진짜 하기 싫다."


또 " 아이씨 하기 싫은 일을 먼저 일단 해볼까? " 이런 생각을 했다.

왠지는 모른다.
아마도 그날 내 방광에 쌓여있던 오줌 속에 나의 작은 이기심들도 변기 속으로 흘러간 건지.....
화장실을 나와 곧바로 방구석 이불속으로 가야 되는데 그러지 않았다.

손을 걷어붙이고 설거지를 했다.
마음속 아령도 깨끗해진 찬장에 가지런히 나와 정리되었다.

몸속에서 두 개의 무거운 아령을 꺼내놓고 나니 꽤 상쾌했다.

이 기분으로 또 이불속으로 들어가기가 싫었다.
빨래를 개고 있는 아내와, 그 옆에 한참 전쟁 중인 백수놈에게 오줌... 아령과... 설거지...를 말했다.
그리고 " 하기 싫으면 일단 먼저 하자" 란 이 생각에 대해 장황하게 우쭐대며 말했다.
사뭇 고무된 눈으로 아들은 전쟁을 멈추었고 , 이제는 고생 끝 행복시작이라는 반응으로 아내는
내 엉덩이를 토닥였다.

그날 후로 나는 아내가 빨래를 걷어오면 그걸 갰다.

왜냐하면 하기 싫으니까.


방바닥에 먼지가 보이면 청소기를 돌렸다. 왜냐하면 또 그것도 하기 싫으니까.
이런 제기랄 내 생활 속에 이렇게도 하기 싫은 게 많은지 한동안 난 참 귀찮게 살았다.

그리고 그렇게 하다가 말다가 또 하다가 말다가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지금도 가끔은 정말 하기 싫은 게 있으면 벌떡 일어나서 그것부터 한다.

내 아내는 내가 어마어마하게 훌륭한 사람이란다.


나중에 나중에 들은 생각이지만 내집에서 내 가족을 위해 하는 약간의 노동은,
봉사와 희생 같은 그런 거창함이 아닌 /////

그냥 당연한 내 일였던걸 깨달은 순간!!!!!!! 이런 미친놈.


여기 까지는 그 쓸데없이 이상한 생각이 든 날의 일기다.


오늘 아침 밥먹으면서 아내한테 물어봤다.

" 수나 내가 복권방 하면서 설거지 몇 번 했는지 알어? " " 알지 "

" 몇번인데 ? " 한 번 " "무슨요일 인지두 알어?" "알지" "토요일"


2년동안 딱 한 번 했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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