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에 아들에게 잘난 척하려고 쓰는 글

일기(기록)의 역설? (1) ////

by빼빼


30여 년쯤 부동산에서 직원으로 일 할 때다.

첫 월급날 사장님이 월급을 주면서 사인을 하라신다.

대략 2백여만 원을 받으면서 사인까지 하라는 사장님을 좀 의아했다.

혹시 내가 " 나중에 월급을 안 받았다고 우길 거라고 생각해서 이러나? "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사장님 어르신.

손님이며 지인이며 누구든 사무실에 찾아오면 여지없이 달력을 뜯어서 뒷장에 메모를 시작하셨다.

나중에 한가한 시간이 되면 기록장에 옮기셨다.

어디서 온 사람인지 누구인지 몇 살인지 몇 번째 방문인지 무슨 얘기를 나누었는지... 등등 모두 다.

전화를 걸 때나 전화가 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 앞에 항상 놓여있는 달력 뒷면을 준비하고

메모하며 통화하셨다.


나는 한동안 이 사장님이 숨이 막혔다.

어쩌다 사장님 바카라상에서 뭐라도 하나 만지면 " 김 부장 내 서랍에 머 만졌어?" 이러신다.

볼펜 몇 자루 순서도 모두 어떤 규칙대로 있어야 하는 분 이셨다.

바카라상 위에 유리를 어쩌다 짚어놓고 손자국을 남겨놓으면 그 걸 젖은 걸래로 닦으신다.

그냥 닦으시는 게 아니고 혼자 말씀을 하신다.

"난 말이야 이렇게 흔적을 남기는 싫어~~ " 김 부장도 사무실에선 그렇게 해봐... 뭐 이런 의미?


난 극 반대다

뭐가 어디 있는지 느을 허둥지둥 찾았다.

손님이 와도 언제 왔었는지 그때 부동산 무슨 물건을 찾았는지 법무사와 나와의 스케줄도 까먹기 일쑤였다.

굉장히 중요한 매수 매도인 간의 잔금날짜 까지도 착각해서 엄청 큰 곤란을 겪기도 했다.

물건은 기본적으로 한참을 찾아야 쓸 수 있었다.

비교적 괜찮은 기능은 전화번호나 이름 정도는 스치는 정도로 만으로도 외워지는 거?

그렇지만 그게 내 당시에 삶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1년여 정도를 그 사장님을 모셨다.

그 숨 막히는 사장님의 루틴을 잘~ 보좌했다.


전 전 전전전전전전전전전 또 전전 전 글에서 쓴 것처럼

우여곡절 어찌어찌하고 당구장을 인수해서 오픈하게 됐다.


일하던 사무실과 100여 미터 떨어져 있던 가게라 가끔씩 인사드리러 가고 사장님 놀러도 오셨다.

어느 날인가 무엇인가가 알아야 할 어떤 게 있었는데 , 그게 그 사장님에 모모에는 분명히

기록되어 있을 거 같다.

찾아가서 여쭤보니 당연히 있었다. 그러길 두세 번 정도....


좋은 필요성이고 습관 같다고 처음 생각 들었었다.

98년도 나도 사장님 흉내 좀 내볼까?

이렇게 시작해서 메모를 시작했다.

뭐든 처음이란 건 어설프고 잊어버리고 맥도 끊긴다.

하다가 안 하다가 잊다가 하다가를 반복했다.

꾸준히 하다 보니 몸에도 붙고 필요성도 느껴졌고 성과나 결과도 작게 작게 생겼다.

그러니 더 섬세해지고 구분되고 너저분한 것들까지 나열기록하고...

어느 날부터인가 그 사장님보다 정교한 기록을 하게 됐다.


99년도 일기장부터 2016년까지의 일기장.

20권의 일기장이 나에겐 있다.

2015년에 어떤 계기로 쓰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 운동성이란 게 또 웃겼다. 안 쓰려 했는데두 어느 순간 또 기록하고 끄적끄적하고 있었다.

완전히 일기절필이 된 건 2017년이다.


이 스무 권의 기록들 일기장.


이게 문제다!!!!!

이래두지랄 저래도 지랄인 게 세상사 너무 많은 걸까?

나에게만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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