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의 역사]를 읽고
조선 시대 후기에 이미 교육과 정보, 기회가 집중된 한양으로 사람들이 몰려들며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부동산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진 역사의 반복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흐름이 초기에는 수출 경기에 영향을 받다가, 그 이후로는 금리와 환율, 그리고 정부 정바카라에 의해 좌우되었다고 분석한다. 이 대목에서 내가 살고 있는 시드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시드니 역시 메트로가 들어오는 동네나 곧 오픈할 신공항 영향권 지역의 집값이 크게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이 모이고 인프라가 깔리는 곳에 돈이 흐르는 원리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호주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카라을 읽으며 60년대 강남 개발로 부의 편중이 심화되는 동안, 그 기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었던 부모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분들은 누구보다 근면 성실한 시민들이었지만, 오직 생존이 목적이었기에 '투자'라는 것을 생각할 여력이 없으셨다. 무엇보다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했기에 그 황금 같은 기회들을 다 놓쳐버린 것이 참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부동산은 여전히 정보와 재산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게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삶의 품격과 노후의 안정이 직결되는 이 재산 형성의 기회를 '몰라서' 혹은 '정보가 없어서' 놓치는 일을 나까지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의 미래는 금융 지식 없이 성실함만 가지고는 살아갈 수 있는 슬롯가 아니다. 자본의 흐름을 공부하는 것이 단순히 돈을 쫓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 기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