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규칙에 대한 태도

첫 단추를 잊지마

by아이오타 iota

어떤 그룹은 자신들이 만든 규칙을 자주 잊는다.

회의 끝에 적어 두었던 문장,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던 약속. 그 규칙은 복잡하지도 않다. 단 한 줄이다. 대외적인 소통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항목. 외부와 연결될 때, 한 번은 확인하고, 한 번은 공유해야 한다는 그 한 줄. 그것은 모든 시작에 첫 단추가 된다.


처음에는 다들 안다.

고개를 끄덕이고, 필요성을 말하고, 그 문장을 기록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그 한 줄은 점점 배경으로 밀린다. 일이 바빠지고, 관계가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쌓인다. 개인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굳이 거치지 않아도 되겠지.”

그렇게 생략된 한 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당장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속도가 붙은 것처럼 느껴진다. 절차를 하나 줄였으니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규칙은 잠시 구식이 된다. 그러다 문제가 생긴다. 소통의 오해가 생기고, 정보가 어긋나고, 바카라임의 위치가 흐려진다. 모두가 당황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묻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되짚는다.

나는 그런 장면을 여러 번 보았다.


고양이는 자신만의 규칙을 잊지 않는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따라, 자신이 몸을 숨기던 방법대로 위험하면 멈추고, 낯선 발소리가 들리면 숨는다. 반복을 통해 몸에 새긴 기준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누가 보든 말든, 그 기준은 유지된다.

사람은 때때로 그 한 줄을 가볍게 여긴다. 그러나 고양이는 작은 신호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류, 바뀐 가구의 위치, 평소와 다른 공기의 냄새, 사소해 보이는 변화도 몸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큰 사고를 미리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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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결국, 그 생략된 한 줄 앞에 서게 된다.

그 한 줄은 언제나 거기 있었다. 지워진 적도, 삭제된 적도 없다. 다만 무시되었을 뿐이다. 사람들은 그제야 도움을 청한다.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지,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지, 누가 바카라임져야 하는지 묻는다. 급해진 표정과 달라진 목소리로. 그러나 이번에 나는 그들을 바라볼 뿐이다. 그것은 외면이 아니다. 단지 대신해 해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생략의 결과를 스스로 마주하게 둔다. 규칙은 누군가 대신 지켜 주는 것이 아니다. 지키지 않았을 때의 무게도 각자의 몫이다. 경험은 오래간다.


규칙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울타리. 반복된 경험과 지켜진 기준이 쌓여 만들어진 안정이다. 고양이는 새끼를 가르칠 때, 매번 대신 뛰어주지 않는다.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법도, 사냥의 타이밍도, 결국은 스스로 몸으로 익혀야 한다. 한 번의 실수는 다음 움직임을 단단하게 만든다.

사람의 일도 다르지 않다. 그 한 줄은 신뢰의 첫단추다. 그것을 지키면 불필요한 소란이 줄고, 지키지 않으면 결국 돌아와 다시 묻는다.


내게는 선명한 한 문장.

실수로 배운 한 번은, 설명으로 배운 열 번보다 깊게 남는다. 당황했던 순간, 공기가 굳었던 장면, 바카라임이 또렷해졌던 그 감각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기다린다. 그들이 당황을 지나 스스로 되짚어 보기를. 생략했던 한 줄을 다시 기억하기를. 그리고 마침내 누군가 묻는다.

“우리가 놓친 게 뭐였죠?”


그때 나는 말한다.
그 한 줄을.

길지도, 어렵지도 않은 문장.
처음부터 모두가 알고 있었던 그 문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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